서 론
당뇨망막병증연구(The Diabetic Retinopathy Study) [1]는 아르곤 레이저 범망막광응고술(panretinal photocoagulation, PRP)이 증식성당뇨망막병증(proliferative diabetic retinopathy, PDR)과 고위험군의 특성을 보이는 눈에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였으며, 현재 PRP는 중증 비증식성당뇨망막병증(nonproliferative diabetic retinopathy, NPDR)과 PDR의 치료 지침이 되고 있다[2,3]. 그러나 시야결손, 맥락막 박리, 섬모체근마비, 근시, 안압 상승, 황반부종이 PRP의 합병증으로 보고된 바 있고[4-8], 황반 두께 증가와 시력 감소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보고되었다[9].
이전의 여러 연구들은 PRP 후 황반부종의 기전을 설명하기 위해 안구의 혈액순환과 cytokine에 중점을 두었으나[10-12], 최근에는 맥락막의 단면을 시각화하는 간편한 도구로서 enhanced depth imaging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EDI-OCT)가 도입되어[13] 기존의 스펙트럼영역 빛간섭단층촬영기(spectral-domain OCT, SD-OCT)를 대체하면서 안구에 보다 더 가깝게 접근하여 역전된 이미지를 얻어내어 보다 나은 해상도로 맥락막을 시각화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상용화된 SD-OCT 중 Heidelberg 사의 Spectralis (Heidelberg Engineering, Heidelberg, Germany)는 자동화된 평균화 기능과 안구추적 기능을 통해 100회의 스캔을 평균화하여 질 좋은 영상을 제공해주며, 여러 연구를 통해 다양한 안질환과 관련된 맥락막의 단면 영상을 얻는데 성공하였다. 한 연구에서는 초음파로 발견되지 않는 작은 크기의 맥락막 종양을 포함하여 맥락막 종양의 다양성을 평가하기 위해 EDI-OCT를 이용하였으며[14], 또 다른 연구에서는 중심 장액성 맥락망막염의 치료 후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의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같은 기법을 이용하였다[15]. 본 연구에서는 매우 심한 NPDR과 PDR에서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에 대한 PRP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EDI-OCT를 사용하였다.
방 법
본 연구는 본원의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았으며(EMCT 11-3-11) 모든 환자들에게 검사 전 설명에 근거한 서면 동의를 받았다. 본 연구는 승인을 얻은 후 2011년 3월부터 1년 동안 환자들을 모집하였으며 1983년 재 개정 된 1975 Helsinki 선언의 원칙에 따라 진행하였다.
매우 심한 NPDR 혹은 PDR 소견을 보이는 당뇨 환자 21명(여자 7명, 남자 14명; 평균연령, 53.5±7.8세), 28안에 대해 전향적인 연구가 시행되었다. 모든 환자들은 첫 방문 시 한 명의 의사로부터 포괄적인 안과적 검사를 시행 받았다. 모든 환자들은 자각적 최대교정시력, 세극등 검사, 비접촉 안압계를 이용한 안압측정, 산동 후 안저관찰용 비접촉렌즈(superfield non-contact lens, Volk, Mentor, OH, USA)를 이용한 안저검사를 시행하였다. 2안은 안저검사에서 고위험 PDR을 시사하는 명백한 시신경 유두의 신생혈관과 망막앞 출혈이 확인되었고, 나머지 26안에 대해서는 정확한 병기설정을 위해 형광안저촬영을 시행하였다. 당뇨망막병증의 중증도는 조기 당뇨망막병증 치료연구팀(Early Treatment Diabetic Retinopathy Study, ETDRS)의 망막병증 중등도 단계구분에 따라[16], 임상적으로 유의한 황반부종(clinically significant macular edema) 여부는 ETDRS의 프로토콜에 따라 판정하였다[17]. 임상적으로 유의한 황반부종을 보인 환자, 망막앞막, 견인망막박리, 유리체 출혈, 고도의 굴절이상(구면렌즈대응치 +6.0 diopters 초과 또는 -6.0 diopters 미만), 황반변성 혹은 이전의 레이저 치료 이력이 있는 환자는 연구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모든 환자들은 외래 환자들로서 28안 중 17안은 시신경 혹은 그 이외 부위에 신생혈관이 있었으며, 나머지 11안은 세극등검사 및 형광안저촬영을 통해 매우 심한 NPDR로 분류되었다. PRP는 3회차로 나누어 시행되었으며 치료 순서는 하부, 상비측, 상이측 순으로 진행하였고 각 치료 회차마다 레이저 광응고반의 크기는 200–300 μm, 노출시간은 0.2초로 하였다.
ETDRS의 프로토콜에 따라 안저관찰용 접촉렌즈(Superquad, Volk)와 아르곤그린 레이저(Coherent Novus 2000, Lumenis, Salt Lake City, UT, USA)를 사용하여 각 안구에 총 1,000–1,600회의 레이저 조사가 시행되었다[18]. 단안만 본 연구에 포함되었을 경우 PRP는 1주 간격으로 시행되었고, 양안이 포함된 경우에는 한쪽 안구에 대해 1주 간격으로 3회의 PRP 치료를 마친 뒤 반대쪽 안구에 대하여 1주 간격으로 3회의 PRP가 시행되었다. 접촉렌즈 사용 전에는 항상 점안마취를 시행하였다.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는 Heidelberg Spectralis OCT 기계를 충분히 안구 가까이 위치시켜 역전된 영상을 얻는 EDI-OCT 기법을 적용하여 측정하였다. 신호대잡음(signal-to-noise) 비율을 개선하기 위한 100개 스캔 평균화 과정과 안구 추적 기능을 통하여 각 단면의 영상을 얻었다. 맥락막 두께는 Heidelberg Spectralis OCT 소프트웨어의 수동 측정 기능을 이용해 측정하였는데, 과반사(hyperreflective)를 보이는 망막색소상피의 외측 경계로부터 공막과 맥락막의 경계면까지를 중심오목의 중앙으로부터 수직거리로 측정하였다(Fig. 1). 또한 맥락막 두께는 OCT를 통해 얻은 중심오목 아래의 수직과 수평 단면을 가지고 두 명의 검사자에 의해 맹검적, 독립적으로 측정하여 평균하였다. 중심오목하 두께는 PRP 치료전과 마지막 3회차 PRP 1주 후에 각각 측정되었다.
시간에 따른 중심 망막 두께 변화를 평가하기 위해 ETDRS 격자의 중심 1 mm 영역(central subfield)의 평균 두께가 이용되었다. 이전에 보고된 SD-OCT의 표준 데이터[19] 에 근거하여 본 연구에서는 중심영역 망막두께(central subfield thickness, CST)의 정상범위의 상한치를 315 μm로 하고, 315 μm를 초과하는 경우는 유의한 황반부종으로 간주하였다.
결 과
총 21명의 환자로부터 28안이 연구에 포함되었으며 환자들의 평균연령은 53.5±7.8세로 14명이 남성이었다. 17안은 PDR, 11안은 매우 심한 NPDR로 진단 되었다. 당뇨의 평균 유병기간은 11.9±10.1년 이었고, 7명의 환자는 고혈압의 병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항고혈압 약제를 복용 중이었다. PRP 치료 기간 중에 측정된 당화혈색소 수치는 8.1±1.2 mg/dL (Table 1) 였으며, 모든 환자들에서 당뇨망막병증과 굴절이상 외 다른 안과적 질환은 없었다.
PRP 후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가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증가된 것이 확인되었다(Figs. 1, 2, Table 2). 28안 중 26안에서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가 증가하였으며 PRP 시행 전 평균 318.1±96.5 μm에서 PRP 시행 후 평균 349.9±108.3 μm로 증가하였다(P=0.001). 본 연구에서는 PRP 후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 변화와 관련하여 치료 전의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 나이, 성별, 당뇨의 유병기간, 당뇨망막병증의 중증도, 당화혈색소, 인슐린 치료 여부, PRP 광응고반의 수, 고혈압 유병여부에 대해서도 통계학적 분석을 시행하였다. 이들 중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 변화와 관련하여 유의하거나 독립적인 위험요소는 없었다.
고 찰
본 연구에서 우리는 황반부종이 없는 중증 당뇨망막병증 안구에서 PRP가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와 CST 모두를 유의하게 증가시킨다는 것을 밝혔다.
선행된 연구들에서는 PRP 전후 망막색소상피 뒤쪽의 맥락막을 시각화하는데 초음파를 이용하였으나 상대적으로 공간적 해상도가 떨어졌으며, 초음파 생체현미경(ultrasound biomicroscope)을 이용한 경우 윤부로부터 7 mm 떨어진 앞쪽의 맥락막을 평가하는 데는 제한적이었다[6,7,20]. 그러나, 이번 연구에 적용된 EDI-OCT는 중심오목 부분의 맥락막 구조를 높은 해상도로 직접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었다.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의 증가는 혈관확장에 따른 맥락막의 혈류 증가 혹은 PRP 후 맥락막 혈관 폐쇄로 유발된 맥락막내 유출로 설명될 수 있다. Takahashi 등[12]은 PRP 후 1개월 째 중심오목 부위의 맥락막 혈류의 변화를 레이저 도플러 혈류측정기법으로 측정하였는데 그 결과 PRP가 맥락막 혈류흐름과 맥락막의 혈액량 모두를 증가 시켰고 이것을 맥락막 혈관의 이완으로 설명하였다. 본 연구에서 관찰된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의 증가는 Takahashi 등[12]이 보고한 중심오목 부위의 맥락막 혈류 증가와 잘 부합되었다. 최근 고양이의 망막 광응고술 병변의 맥락막 모세혈관에 대한 조직학적 연구가 맥락막의 국소적인 혈류 증가 기전을 설명해주었다[21]. 그들은 연구에서, 고양이의 망막 광응고술 병변 밑에 있는 맥락막 모세혈관들이 충만결손과 인도시아닌그린(indocyanine green) 형광의 결핍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정상 혈관 조영 소견을 보이는 병변에서조차도 혈관내로 주입된 microsphere 수가 대조 영역에 비해 훨씬 낮았으며, 이는 맥락막 모세혈관의 손상과 그에 따른 맥락막 혈류의 감소를 의미하였다. 이렇게 주변부 광응고술 병변의 맥락막 혈류순환 감소는 혈류 공급의 재분배를 야기하여 중심오목 부위의 맥락막에는 혈류의 증가를 일으킨다.
또 다른 연구는 computerized pneumotonometer를 이용하여 측정한 결과 PRP 치료군이 NPDR에 비하여 박동성 안구혈류가 현저하게 감소하였다고 발표하였다[22]. 박동성 안구혈류의 85%가 맥락막 순환을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이 결과는 본 연구 결과와 상반된다고 보여진다[23]. 그러나, 맥락막 혈류의 재분배라는 관점에서 보면, 맥락막 전체의 순환은 감소하더라도 재분배 기전에 의하여 중심오목 주위의 국소적 순환은 증가한다는 가정을 뒷받침 할 수 있다.
반대로,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의 증가는 레이저 광응고술로 유발된 맥락막모세혈관의 파괴로 인한 맥락막의 삼출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두 연구에서 PRP 치료 후 59%–90% 의 안구에서 맥락막의 손상으로 인해 삼출이 유도되는 것과 섬모체맥락막 삼출이 7–14일 이내에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초음파와 생체현미경을 사용하여 확인하였다[6,20]. 본 연구에서 PRP는 3회차에 걸쳐 시행되었으며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는 마지막 PRP 치료 후 1주 째에 측정되었다. 맥락막 삼출은 반복되는 PRP로 인해 나타나고 축적되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CST는 마지막 PRP 치료 종결 1주 째에 현저하게 증가하였으며, 7안에서 시력의 변화 없이 황반부종이 발생하였다. 특히, 3안에서는 황반부종 형태의 망막부종 징후를 보였으며, 4안에서는 OCT에서 낭성황반부종을 보였다. 본 연구에서 관찰된 황반 두께 증가는 황반부종이 없는 중증 당뇨망막병증 안구에서 PRP 후 황반 두께가 증가함을 보고한 다른 연구들과 일치하는 결과이다[8,24].
Nagaoka 등[25] 는 NPDR 환자에서 황반부종이 있는 경우 황반부종이 없는 환자에 비하여 맥락막의 순환이 현저하게 감소한다고 보고하였다. 그들은 혈류의 부족으로 인한 망막의 저산소증이 황반부종의 원인일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와 CST 사이의 유의미한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3). 비록 표본 수가 적지만, PRP 후 임상적으로 유의한 황반부종이 발생한 안구와 발생하지 않은 안구 사이의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 변화는 차이가 없었다.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 변화와 CST 변화 사이에 연관성이 없는 것은, 맥락막 혈류변화와 황반 두께 사이의 유의한 연관성이 없음과 맥락막의 순환량이나 삼출이 황반부종을 유발하지 않음을 보고한 이전 연구의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다[12]. 따라서, 맥락막 순환과는 무관하게 염증성 cytokine이나 혈액-망막 장벽의 붕괴 같은 요소들이 중증 당뇨망막병증 안구에서 PRP 로 유발되는 황반부종의 병태생리에 기여할 수 있다. 이전의 연구들은 PRP 치료를 받은 PDR 안구에서 Monocyte chemoattractant protein-1 과 interferon γ- induced protein-10이 PRP를 받지 않은 PDR 안구에 비해 높음을 보여주었고[11], PRP 치료를 받은 안구에서 중심오목의 두께는 유리체 내의 Interleukin-6 및 RANTES(Regulated on Activation, Normal T Cell Expressed and Secreted) 농도와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10]. 또한, 망막 광응고술로 인한 혈액-망막장벽의 급속한 붕괴는 실시간 자기 공명 영상을 통해 증명된 바가 있다[26,27].
본 전향적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는데, 표본의 수가 적었다는 것과 추적관찰 기간이 짧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에 대한 장기간의 추적관찰 결과는 이번에 확인된 단기 효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Takahashi 등[12]은 맥락막 순환에 대한 PRP의 장기적 효과로서 PRP 후 6개월 뒤에 치료 전에 비하여 맥락막 혈류가 증가했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맥락막 삼출이 2주 내에 완전히 흡수된다는 사실로 볼 때, 장기 추적관찰 동안 측정한 맥락막 두께는 PRP 후 맥락막 모세혈관 부전이 회복되는 것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유사하게 이전에 시행된 연구에서, PRP 후 12개월 후에는 황반 두께가 감소하여 치료 전의 황반 두께와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 바 있다[24].
종합하여 볼 때, 본 연구의 결과는 PRP 직후의 맥락막과 황반의 반응이라는 점에서 제한적이며, 추가적으로 맥락막 두께와 맥락막 혈류 변수들 사이의 직접적인 관계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그런 연구에서는 맥락막 두께, 연령, 굴절이상 간의 알려진 상호작용 때문에 본 연구에서 검사한 것보다 더 많은 수의 환자군이 필요할 것이다[13].
결론적으로,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는 EDI-OCT를 사용하여 성공적으로 측정되었으며, PRP 후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PRP 후 황반 두께의 증가는 확인되었으나, 중심오목하 맥락막 두께 변화와는 관련이 있지 않았다. 이것은 맥락막 혈류의 변화가 PRP로 유발되는 황반부종의 일차적인 요인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