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990년대 초반 복강경 대장절제술(laparoscopic colectomy)이 소개되면서[1,2] ‘최소 침습 기법(minimal invasive procedure)’으로서의 복강경 수술이 지니는 장점 때문에 외과의들에게 빠르게 수용될 것으로 기대 되었다. 그러나, 수술 후 통증 및 합병증의 감소, 조기 보행으로 인한 빠른 대장 운동성 회복, 재원일수 단축 및 이로 인한 경제적 이득 그리고 최소 절개창으로 인한 창상 감염의 감소 및 미용 효과[1,3]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으로 외과의들의 복강경 대장절제술에 대한 태도는 소극적이었다[4,5]. 복강경 수술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복강경 수술은 개복 수술(open surgery)과 비교하였을 때 대장암(colorectal cancer)의 수술적 치료 효과에 있어서 재발률이나 생존율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1,5,6], 단기적 혹은 장기적 추적관찰 결과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2차원 영상의 한계로 인한 원근감 및 입체감의 부재, 접촉감의 부재, ‘대장’이라는 커다란 유동적인 장기를 조작하는데 있어서의 어려움 및 적절한 복강경 기구의 부족 등의 원인으로 초기에는 복강경 대장절제술이 널리 시행되지 않았다[1,4,6,7].
이러한 복강경 대장절제술의 단점을 보완하여 1990년대 중반에 소개된 것이 작은 절개창을 통하여 수술자의 손을 복강 내로 넣어 수술을 시행하는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hand-assisted laparoscopic colectomy)이다[3]. 이는 수술자가 개복수술과 같은 촉감을 유지하며 수술을 할 수 있고 대장을 안전하게 견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절재창의 추가적인 확대가 용이하여 어려운 장관 문합이나 예측하지 못한 출혈의 지혈 및 거대한 절제 표본을 체외로 제거하는 것에 있어서 보다 효과적이었다. 따라서 복강경 수술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외과의들도 복강경 수술의 최소 침습 기법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개복술의 장점을 동시에 갖는 수부 보조 복강경 수술을 시도하기 시작하였고[1,3,8], Harmonic ScalpelⓇ, Liga-SureⓇ 등 고주파 초음파를 이용한 기구(high-frequency sound wave technique)가 발달함에 따라 그 이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었다[5].
이에 본 연구에서는 대장암 환자의 수술에서 기존의 수술법과 최근의 복강경 및 수부 복강경 수술법의 유용성을 확인하기 위해 개복 대장절제술, 복강경 대장절제술,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 후의 단기 추적 결과를 비교 분석하였다.
방 법
본 연구는 대장암 진단 하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무기록을 검토를 통해 후향적으로 진행 되었다. 환자들을 대장절제술 방법에 따라 개복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군(open colectomy group, OC group),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군(laparoscopic colectomy group, LC group),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군(hand-assisted laparoscopic colectomy group, HALC group)의 세 집단으로 분류하고, 각 군에 30명씩, 전체 9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전체 환자 중 장폐색, 장천공 및 복강 내 농양 등으로 수술 전 정밀 검사 및 전 처치 없이 응급 수술을 시행해야 했던 경우와 타 과와 공동 수술을 시행한 경우 그리고 복강경 및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 시행 중 개복술로 전환한 경우는 연구에서 제외하였다.
개복 대장절제술의 경우 전신 마취 하에 종양의 위치에 따라 배꼽 아래 복부 정중선을 따라 약 15∼20 cm 크기의 절개창을 만들고 견인기(OMNI retractorⓇ)를 이용하여 시야를 확보한 후 대장절제술을 시행하였다. 복강경 대장절제술은 전신 마취 하에 배꼽 직상방에 복강경 카메라가 들어갈 11 mm 투관침(trocar)을 삽입하고 복강 내압 12 mmHg 정도의 기복을 만든 후, 수술자가 조작할 12 mm, 5 mm 투관침 2개와 제 1 보조자가 조작할 5 mm 투관침을 추가로 더 삽입하였다. 대장-직장의 조작 및 절제는 복강 내에서 복강경 기구만을 이용하였고, 조직 검체의 추출 및 장관의 문합을 최소 절개창을 통해 시행하였다.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은 기본적으로 복강경 대장절제술과 같으나, 적절한 위치에 수술자의 손과 손목이 통과할 수 있도록 고안된 핸드포트(hand-port) (GelPortⓇ)를 추가로 설치하였다. 배꼽 직상방에 복강경 카메라가 들어갈 11 mm 투관침을 삽입하고 복강 내압 12 mmHg 정도의 기복을 만든 후, 수술자가 조작할 5 mm 투관침과 제 1보조자가 조작할 5 mm 투관침을 추가로 더 삽입하였다[1,3,9]. 세 수술의 복강 내 절제 범위는 동일하였다.
수혈(RBC transfusion)은 수술 중과 수술 후에 시행하는 경우만 고려하였고, 수술 후 식이 재개는 장 내 가스 배출 확인 후 시작하였다. 수술 후 복강 내 삽입한 배액관 제거는 식이를 시작한 후 배액량이 30 cc 이하인 경우 시행하였다. 수술 후 통증 정도는 본원에서 수술 직후 통증 조절을 위해 처방되는 마약성 진통제인 날부핀(nalbuphine HCl [10 mg/1 ml/ample])의 비연속적 처방 일수을 의무기록 고찰을 통해 조사하였다.
통계분석도구는 SPSS version 18.0 (SPSS Inc., Chicago, IL)를 사용하였으며, 통증 정도 및 재원일수 등의 변수는 일원배치 평균비교분석법(one-way ANOVA), 혹은 독립표본 t 검정법(independent t-test), 교차분석법(Chi-square cross analysis) 등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결 과
전체 90명의 환자 중 남자는 53명, 여자는 37명이었고, 평균 연령은 64.1±12.6세였다. 이전 복부 수술 과거력이 있는 환자는 26명(28.9%)이었으며, 대장절제술 이전에 복부 수술을 시행받은 환자는 총 25명(27.8%)였다(Table 1). 환자들을 수술 방법에 따라 OC군, LC군, HALC군으로 분류하여 서로 비교, 분석하였을 때 세 집단 사이의 인구 통계학적 특성 및 복부 수술 과거력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05) (Table 2). 대장암 진단 후 각 집단 별로 시행된 수술 종류를 분석하면 OC군의 경우 병변의 위치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반면 LC군은 우측대장수술이, HALC군은 S결장부 수술의 빈도가 유의하게 높았다(P<0.05, Table 3).
조기암에서 수술 전 내시경 점막절제술을 시행한 환자 8명 중 2명은 복강경 대장절제술, 5명은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하였고, 단 1명의 환자에서만 개복 대장절제술을 시행하였다. 또한 수술 전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 3명의 환자 중 2명은 개복술을 시행하였고, 나머지 1명은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전 내시경 점막절제술 및 방사선 치료 시행 여부는 세 집단 사이에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263, P=0.770).
평균 수술 시간은 OC군에 비하여 LC군과 HALC군에서 유의하게 길었고(P=0.000), 수술 후 재원기간은 OC군에 비하여 LC군 및 HALC군에서 의미 있게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5). 배액관 제거는 OC군보다 LC군 및 HALC군에서 유의하게 빨리 이루어졌고(P= 0.033), 수술 후 통증 정도는 OC군에 비하여 LC군이나 HALC군에서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P=0.022). 한편 수술 후 수혈량은 OC군이 평균 1.2 파인트(pints)로, LC군(0.6 파인트)과 HALC군(0.4 파인트)에 비하여 많은 경향을 나타내었지만 통계학적인 차이는 뚜렷하지 않았으며(P=0.094), 수술 후 금식 기간 역시 세 집단 사이에 뚜렷한 차이는 없었다(P=0.520)
(Table 1).
병리조직검사 결과, 악성 병변의 위치는 각 집단에 따라 서로 다른 분포를 나타내었다(P=0.000) (Table 4). LC군은 맹장(cecum)과 상행결장(ascending colon)에 병변이 위치하는 경우가 66.6% (20건)였고, 반면 HALC군에서는 S자 결장 및 직장에 병변이 존재하는 경우가 93.3% (28건)였다. OC군에서는 다른 두 집단에 비하여 대체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전체 환자에서는 S자 결장에 악성 병변이 존재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32명, 35.6%) (Table 4).
평균 12개의 림프절(lymph node)이 전체 수술을 통해 획득되었으며, 이 중 평균 1개의 림프절에서 전이(metastasis)가 확인되었다(Table 5). 각 집단 별 획득 림프절 수는 OC군이 평균 15 개로 LC군(평균 11 개)이나 HALC군(평균 10 개)보다 림프절 획득 수가 유의하게 더 많았다(P=0.030) (Table 5).
충분한 길이의 절제 변연의 확보 여부는 LC군에서 다른 두 집단에 비하여 통계학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나타내었으나(P=0.000), 이 중 1명(1.1%)에서 원위부 절제 변연(distal resection margin)에서 잔류암이 확인되었다. 또한 방사상 절제 변연(radial resection margin)을 확인한 21명(23.3%)의 환자 중 1명(4.7%)에서 잔류암이 발견되었는데, 이 역시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였다(Table 5).
TNM 병기(AJCC 6th edition)를 살펴보면 OC군에서는 3기 또는 4기에 속하는 환자가 16예로 OC군 환자 30예 중 53.3%를 차지하였다. 특히 OC군 환자 중 원위부 장기 전이(distant metastasis)가 확인된 환자, 즉 4기인 환자는 6예로, 이들 모두에서 간 전이(liver metastasis)가 확인되었다. 이 중 1예에서는 폐 전이(lung metastasis)가 동반되어 있었고, 다른 1예에서는 폐 전이 뿐만 아니라 흉추(thoracic spine) 및 흉골(rib)의 뼈 전이(bone metastasis)가 함께 발견되었으며, 다른 1명은 좌측 부신(left adrenal gland)의 전이가 함께 있었다. OC군 환자 중 점막 내 악성 종양(Tis)로 0기 판정을 받은 환자는 1예였다. LC군에서 3기 또는 4기에 속하는 환자는 폐전이가 확인된 환자 1명을 포함하여 10예(33.3%)에서 보였고, 0기인 환자는 4예(13.3%)가 있었다. 한편 HALC군에서 3기 또는 4기로 진단된 환자는 7예(23.3%)가 있었고, 0기는 5예(16.7%)에서 보였다. 세 집단의 TNM 병기의 분포에는 서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43) (Table 5).
수술 후 합병증은 전체 90명의 환자 중 14명(15.6%)에서 발생하였으며 각각 OC군에서는 7명(23.3%), LC군에서는 3명(10.0%), HALC군에서는 4명(13.3%)의 합병증이 발생하였다. 수술 후 합병증 발생 여부는 세 집단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439) (Table 6).
고 찰
악성 종양의 수술에 최소 침습 기술을 원칙으로 하는 복강경 수술을 이용하는 것에 대하여 그 동안 많은 논란이 있어 왔으나, 단기간 추적 관찰 결과 악성 종양 환자의 수술에 있어서 복강경 수술은 종래의 개복술과 비교했을 때 재원기간의 단축, 수술 후 통증의 경감 등 여러 가지 이점이 입증되었다[1,7,9,10]. 최근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 추적 관찰 결과에서도 복강경 수술을 시행한 환자와 개복술을 시행한 환자의 재발률이나 생존율 등의 종양학적 측면에 있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1,7]. 그러나 이러한 뚜렷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접촉감의 부재 및 원근감과 입체감이 없는 2차원 영상, 그리고 유동적이고 거대한 장기인 ‘대장’을 안전하게 조작 가능한 복강경 기구의 부족 등으로 인해 원활한 수술을 위해서는 수술자의 고도로 숙련된 기술이 요구되고 수술 시간이 지나치게 연장되는 경향을 보여서, 복강경 수술이 충분히 적용 가능한 조기 대장암 환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수부 보조 복강경 수술은 핸드포트를 통하여 수술자의 손을 복강 내에서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촉감을 유지하고 2차원 영상의 입체감 및 원근감을 보조하여 복강경 수술의 단점을 극복하고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손을 이용하여 신속하고 섬세한 지혈이 가능하게 되었고, 복강 내에서 대장을 안전하게 견인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핸드포트의 최소 절개창을 이용하면 장관 문합을 복강 밖에서 빠르고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고, 거대한 검체 표본이라 할지라도 거의 손상을 주지 않고 복강 밖으로 추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1,2,7].
수술 시간의 측면에서 개복, 복강경 및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비교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보통 복강경 대장절제술 및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군의 수술 시간이 개복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군의 수술 시간에 비해 유의하게 길었다[1,13,15]. 한편 복강경 대장절제술과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의 수술 시간을 비교한 연구들에서는 두 수술법 사이에는 수술 시간에 뚜렷한 차이가 없다는 보고가 많았으나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에서 수술 시간이 유의하게 단축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으며[4], 몇몇 연구에서는 오히려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에서 수술 시간이 더 짧은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9-11]. 이러한 연구 결과의 차이는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이 복강경 대장절제술보다 조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대장전절제술(total colectomy)과 같이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수술을 수부 보조 복강경 수술로 시도하려는 경향 때문으로 보인다[16,17]. 본 연구에서도 앞서 언급한 다른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복강경 대장절제술 및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에서 개복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에 비해 수술 시간이 길었으나(P=0.000),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와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의 사이의 수술 시간은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054).
수술 후 재원 기간의 경우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에서 개복술을 시행한 환자에 비해 유의하게 짧았으나,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와 비교하였을 때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 되었다[1,11-14]. 본 연구의 경우에서도 수술 후 재원 기간은 개복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16.5일)에서 복강경 대장절제술(11.9일) 및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12.1일)을 시행한 환자에 비해 길게 나타났다(P=0.005).
수술 중 출혈량의 경우 복강경 대장절제술 및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이 개복 대장절제술에 비해 출혈량이 적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1,12,14]. 본 연구에서는 수술 중 출혈량의 경우 세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925). 그러나 ‘수술 후 수혈량’을 통하여 수술로 인한 출혈량을 상대적으로 추측하여 보았을 때 복강경 대장절제술 및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경우가 개복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경우보다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는 없었지만 적은 수혈량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P=0.094). 또한, 복강 내 폐쇄성 배액관 역시 복강경 및 수부 보조 복강강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들에서 개복술 보다 배액량의 감소가 빨라 더 일찍 제거되었다(P=0.033).
수술 후 통증 정도는 최소 침습 수술로 인한 긍정적인 단기간 추적 관찰 결과를 유도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통증 정도가 적을수록 조기 보행 및 활동이 가능하게 되고 대장 운동성의 회복을 촉진시켜, 결과적으로 조기 퇴원을 가능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전 연구들에서도 개복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들보다 복강경 대장절제술 및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들에서 통증이 유의하게 적은 것으로 보고되었으며[1,12,14], 본 연구에서는 개복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들에서의 통증 정도가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들의 통증 정도보다 상대적으로 심한 결과를 보였다(P=0.022). 그러나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와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의 통증 정도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611). 따라서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의 ‘최소 절개창’으로 인한 통증은 개복술의 절개창의 통증에 비하면 복강경 수술과 비슷할 정도로 경미한 정도일 것으로 추측이 가능하며, 이는 수부 보조 복강경 수술이 복강경 수술의 ‘최소 침습 기법’의 장점을 유지한 채로 수술이 용이하도록 고안된 수술법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병리 조직 검사 결과의 림프절 절제 및 전이 여부, 충분한 절제 변연 확보 및 절제 변연에서의 잔류암 유무는 수술 방법에 따른 근치적 수술적 절제(radical surgical resection) 여부를 평가하고 재발률 및 생존율 등의 종양학적 효용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이전의 연구에서는 대부분 림프절 절제 및 획득 개수의 경우에 개복 대장절제술, 복강경 대장절제술 그리고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1,12,18], Osarogiagbon 등[12,19]의 연구에 따르면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집단에서 림프절 획득 개수가 유의하게 높았다고 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세 가지 수술 방법에 따른 절제 범위에 차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개복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에서 복강경 대장절제술 및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에 비해 유의하게 많은 림프절을 획득할 수 있었다(P=0.030). 한편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들과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들 사이에는 획득 림프절 수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537) 또한 절제 변연의 충분한 확보 및 절제 변연의 잔류암을 비교한 결과, 근위부 절제 변연 길이의 경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집단에서 보다 긴 변연 길이를 보였으나(P=0.000), 원위부 및 방사상 변연에서 잔류암 양성인 결과가 각각 1예씩 확인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악성 종양의 수술 방법에 있어서 종양학적 추적 관찰 결과 복강경 수술이 개복술에 비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최근의 보고 내용들과는 상이한 것이다. 그 원인 중 하나는 본 연구의 환자군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종양의 병기를 통일하지 않아서 발생한 ‘선택적 바이어스(bias)’로 생각된다. 앞서 결과에서 언급하였듯이 본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병기는 세 집단 간 고른 분포 양상을 나타내지 않았으며(P=0.043), 병기 별 획득 림프절 개수는 일원배치 분산분석 결과 0기, 1기 및 2기의 ‘전기 병기군’과 3기 및 4기의 ‘후기 병기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04). 그러나 수술적 절제 범위는 환자의 병기 및 수술 방법에 관계 없이 모두 동일하였으므로 실제 획득 림프절 개수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병리 조직 검사 중 검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전기 병기군에서는 비대해진 림프절이 적거나 거의 없어 림프절 확인이 어려웠거나 점막 내 악성 종양 등의 조기 병변일 수록 수술자가 림프절 획득 보다는 원발 종양 제거에 보다 초점을 맞췄을 것이다. 따라서 복강경 대장절제술 및 수부 보조 복강경 절제술을 시행한 집단에서 획득 림프절 수가 유의하게 적었던 것은 복강경 및 수부 보조 복강경 수술을 시행한 환자 중 71.7%가 병기 2기 이하의 조기병기에 해당하여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복강경 대장절제술의 경우 2차원 영상이나 복강경 기구를 통한 간접적인 촉감만을 이용하여 악성 종양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악성 종양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한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데, 특히 개복 대장절제술 및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에서 얻을 수 있는 촉감의 부재로 인하여 내시경 클립을 이용한 표식으로는 부족하며 대장의 장막(serosa)측에서도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도록 표시(tatooing)를 하는 등 다소 침습적인 시술이 요구되기도 한다.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에서 절제 변연의 잔류암이 발견된 예에서 알 수 있듯이 2차원 영상만을 통해 정확한 악성 종양의 위치를 확인하여 적절하면서도 충분한 절제 변연의 길이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수술 방법에 따른 수술 후 합병증을 비교해 보았을 때, Anderson 등[12,13]의 연구에 따르면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의 경우에서 수술 후 합병증 발생의 확률이 유의하게 적었었으나, Chung 등[1]의 연구에 따르면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와 개복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집단 간, 그리고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집단과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집단 간 수술 후 합병증의 발생에 있어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본 연구 기간 중 수술 후 합병증은 전체 90명의 환자들 중 14명에서 발생하였으며(합병증 발생률 15.6%),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에 있어서 세 집단 사이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439).
결론적으로 복강경 대장절제술 및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은 개복 대장절제술에 비해 수혈량의 감소, 수술 후 통증의 감소 및 빠른 배액관의 제거로 인해 결과적으로 수술 후 재원 기간을 단축 시킴으로써, 미용적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개복 대장절제술에 비해 더 나은 결과가 예상된다. 특히 수부 보조 복강경 대장절제술은 복강경 대장절제술과 비교하였을 때 복강경 수술이 갖는 장점은 대부분 유지하면서, 2차원 영상의 한계 및 접촉감의 부재로 인한 기술적 취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수술 방법으로써,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단기적, 장기적 추적 관찰 결과 분석을 통해 장점을 입증해 나간다면 이후 악성 대장암 환자의 주된 수술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무작위 전향적 연구 및 보다 많은 증례를 수집하고 분석해 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