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뇌졸중은 허혈성 심장 질환, 암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이환율과 사망률이 높은 질병 중 하나이다. 전 세계적으로 50만 명 이상의 인구가 뇌졸중이나 일과성 허혈 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에 이환 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 단일 질환으로는 사망 원인 중 1위이다[1,2]. 또한 뇌졸중은 영구적 장애 발생이나 합병증이 높아 이에 대한 위험 요인을 밝혀 질병 발생 이전에 예방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서는 뇌졸중을 24시간 이상 지속되며 국소적 또는 전반적으로 발생하는 뇌혈관으로부터 기인된 뇌의 기능장애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므로 뇌졸중은 허헐성 뇌졸중, 뇌내 출혈, 거미막밑 출혈, 뇌혈전 등을 모두 포함한 정의이다. 이 중 허혈성 뇌졸중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며 모든 뇌졸중의 80% 정도를 차지하며, 허혈성 뇌졸중의 원인의 60% 정도가 동맥경화에 의한 큰 동맥의 허혈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3].
허혈성 뇌졸중에는 여러 가지의 조절 인자와 비조절 인자가 있다. 비조절 인자로는 나이, 성별, 인종 등이 포함되며, 조절 인자로는 고혈압, 당뇨, 심방세동, 지질 지수(lipid profile), 호르몬 치료 과거력 등이 포함된다. 조절 인자가 뇌졸중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에서도 특히 지질 지수의 경우 뇌졸중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쉽게 검사가 가능하여 많은 연구가 되고 있다. 현재까지 잘 알려진 지질 지수로는 저밀도 지질 단백, 고밀도 지질 단백, 중성지방, 총 콜레스테롤, 비고밀도 지질 단백, 총 콜레스테롤과 고밀도 지질 단백의 비, 저밀도 지질 단백과 고밀도 지질 단백의 비 등이 있다[4].
최근 허혈성 심혈관 질환에 대한 연구에서는 고전적인 지질 지수 외에도 아포지방단백 B와 A1의 비가 각광받고 있다. 아포지방단백 A1은 항-동맥경화의 지표로 잘 알려져 있으며, 아포지방단백 B는 동맥경화의 지표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고전적으로 사용되던 저밀도 지질 단백이나 고밀도 지질 단백보다 동맥경화의 위험도를 더 잘 예측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5]. 또한 아포지방단백의 경우 공복 상태에서 측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검사가 편리한 장점이 있다. 많은 연구들에서 아포지방단백 B와 A1의 비가 허혈성 심근 질환의 가장 높은 위험도 예측인자라는 결과가 밝혀졌다[5,6].
동맥경화는 허혈성 심혈관 질환과 허혈성 뇌졸중 모두에서 중요한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아직 허혈성 뇌졸중에서 아포지방단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아포지방단백 B와 A1의 비가 허혈성 뇌졸중에 위험 인자로 작용하는지, 다른 지질 지수와 비교하여 위험도 예측에 효과적인지 여부를 환자-대조군 연구를 통해서 알아보고, 이에 덧붙여 아포지방단백과 고전적인 지질 지수와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고자 한다.
방 법
본 연구는 후향적 환자-대조군 연구로, 대상자는 2008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의 이대목동병원을 방문한 환자로 하였다. 총 1,021명의 환자가 연구에 포함되었으며, 이 중 남자가 511명, 여자가 510명이었다. 환자군의 경우 급성 허혈성 뇌졸중을 자기공명영상 등의 영상의학적 방법으로 확진된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총 643명의 환자가 포함되었으며 이 중 남자가 372명, 여자가 271명이었다. 대조군의 경우 편두통, 치매, 뇌수막염 등의 다른 신경학적 질병으로 방문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총 378명이 포함되었으며, 남자가 139명, 여자가 239명이었다.
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저밀도 지단백, 고밀도 지단백은 자동화된 효소 방법으로 측정하였다(Hitachi 7600, Wako, Japan). 아포지방단백 A1과 B는 비탁법(fixed-time kinetic nephelometry)을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자세한 검사 방법, 시약, 참고치는 Table 1에 기술하였다.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 요인 평가를 위하여 10가지 항목인 저밀도 지질 단백, 고밀도 지질 단백, 중성 지방, 총 콜레스테롤, 비고밀도 지질 단백, 총 콜레스테롤과 고밀도 지질 단백의 비, 저밀도 지질 단백과 고밀도 지질 단백의 비, 아포지방단백 A1, 아포지방단백 B, 아포지방단백 B/A1의 비에 대해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이용하여 95% 신뢰구간에서 교차비를 구하여 비교하였다. 교차비를 구하기 위한 지질 지수의 기준은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아포지방단백 B와 A1의 비는 Wallius와 Jungner[5]의 연구를 통한 수치를 이용하여, 0.9 이상을 기준으로 삼았으며, 저밀도 지질 단백/고밀도 지질 단백의 비, 총 콜레스테롤/고밀도 지질 단백의 비는 Ridker 등[7]의 연구에 따른 수치를 이용하였다. 나머지 지질 지수인 총 콜레스테롤, 중성 지방, 고밀도 지질 단백, 저밀도 지질 단백, 아포지방단백 A, B, 비고밀도 지질 단백은 본원 검사실의 참고치를 기준으로 하였다.
각 지질 지수간의 상관관계는 피어슨 상관분석을 이용하여 상관 계수(r)를 구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는 SPSS ver. 18.0 (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결 과
기저 상태에서 환자군과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두 군 사이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인 인자는 나이, 중성 지방, 저밀도 지질 단백, 고밀도 지질 단백, 아포지방단백 A1, 아포지방단백 B, 저밀도 지질 단백/고밀도 지질 단백 비, 아포지방단백 B/A1의 비, 당뇨, 고혈압의 과거력이었다(Table 2).
각 지질에 대한 교차비를 구한 결과 지질 지수 중에서는 아포지방단백 B/A1의 비(교차비, 1.583; 95% 신뢰구간, 1.105∼2.269)가 가장 높았고, 다음은 고밀도 지질 단백(교차비, 1.402; 95% 신뢰구간, 1.037∼1.896)이였으며, 기저 질환에서는 고혈압(교차비, 3.551; 95% 신뢰구간, 2.710∼4.651)과 당뇨(교차비, 2.318; 95% 신뢰구간, 1.636∼3.284)가 높은 교차비를 보였다(Table 3).
각 지질지수간의 상관성 분석에서는 아포지방단백 B와 저밀도 지질 단백(r=0.805), 아포지방단백 A1과 고밀도 지질 단백(r=0.761), 아포지방단백 B/A1의 비(r=0.849)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Table 4).
고 찰
허혈성 뇌졸중은 다양한 병태생리를 가지고, 다양한 임상적 증상을 보이게 되는 질환이다. 허혈성 뇌졸중의 기전은 잘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는 심장 또는 동맥간의 색전, 두개외목동맥 또는 두개내동맥의 동맥경화, 소동맥의 비동맥경화 질병 등으로 다양하다[8]. 그러나 이들 중 가장 중요한 기전은 두개외 또는 내동맥의 동맥경화이다. 현재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심혈관 질환 또한 동맥경화가 중요한 위험률 예측 인자이다. 그러므로 심혈관 질환을 대상으로 한 위험 인자 연구에서 찾은 동맥경화의 위험인자를 허혈성 뇌졸중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현재 심혈관 질환에 대한 연구에서 중요한 위험 인자로 각광받고 있는 아포지방단백 B/A1의 비를 허헐성 뇌졸중에 적용시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지질 지수와 비교해 뇌졸중 발생 위험도 예측에 도움이 되는지를 환자-대조군 연구를 통해 확인해 보았고, 아포지방단백 B/A1의 비가 다른 어떤 지질 지수보다도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도 예측에 가장 도움을 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Holme 등[9]과 Walldius 등[10]의 연구들과 유사한 소견이다. Homle 등의 AMORIS (Apolipoprotein Mortality Risk Study) 연구는 지질 지수의 이상이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도를 높이는 유의한 지표이며, 특히 아포 지방 단백 B/A1의 비가 유용함을 밝혔다. 이 연구는 148,600명을 대상으로 하여 평균 11.8년의 추척을 통한 후향적 연구로, 아포지방단백 B/A1의 비, 중성지방, 비고밀도 지질 단백, 낮은 고밀도 지질 단백, 총 콜레스테롤/고밀도 지질 단백의 비가 치명적, 비치명적 허혈성 뇌졸중을 증가함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 중 아포지방단백 B/A1의 비의 위험 비율(hazard ration)이 1.18 (95% 신뢰구간, 1.14∼1.23)로 모든 지질 지수들 중 가장 높은 값을 보여 아포지방단백 A1과 B 그리고 B/A1의 비를 뇌졸중 위험도 예측에 사용할 것을 주장하였다[9]. Walldius 등[10]의 연구에서도 아포지방단백 B/A1의 비가 치명적인 뇌졸중의 위험도를 예측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밝혀졌다. 이 연구 또한 98,772명의 남자와, 76,831명의 여자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연구로 평균 10.3년의 추적 관찰을 통하여 나이, 성별, 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을 보정한 아포지방단백 B/A1의 비의 교차비가 2.07 (95% 신뢰 구간, 1.49∼2.88; P<0.0001)로 허혈성 뇌졸중 발생에 대해 유의한 것을 밝혔으며 아포지방단백 B/A1의 비가 콜레스테롤의 균형을 보여주는 지수로, 허혈성 뇌졸증의 지표로 특이적이라고 주장하였다.
추가적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아포지방단백 A1과 B가 고밀도 지질 단백이나, 저밀도 지질 단백과 상관성이 높은 것도 확인하였는데, 이는 아포지방단백 A1이 고밀도 지질 단백과 같은 항-동맥경화의 지표이며, 아포지방단백 B가 저밀도 지질 단백과 같은 동맥경화의 지표라는 기존의 밝혀진 이론에 부합하는 결과이다[5].
이번 연구의 제한점은 환자-대조군 연구라는 것으로 이러한 연구 설계에는 선택 치우침이나 회상치우침과 같은 단점이 있을 수 있다. 이외에도 환자-대조군 연구는 비교하려는 대상 외의 모든 조건이 비슷한 대조군의 선정이 중요한데, 이는 현실상 어려운 점이 많다. 본 연구에서도 환자군과 대조군 간에 나이, 당뇨와 고혈압 등의 빈도에 유의한 차이가 있어, 교차비에 영향을 줄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이번 연구는 환자-대조군 연구라는 제한점으로 인해 간접 비교를 통한 교차비만을 구할 수 있었으나, 추후에 잘 설계된 대규모의 코호트 연구를 통해 비교위험도를 구하고, 사망률, 생존율 등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요약하면, 아포지방단백 B/A1의 비는 허혈성 뇌졸중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다. 그러므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지질 지수인 총 콜레스테롤치, 저밀도지단백, 고밀도지단백, 중성지방에 아포지방단백 B/A1의 비를 추가적으로 사용한다면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도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더 나아가 뇌졸중의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