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방광암은 비뇨기에 두 번째로 흔히 발생하는 암으로 전 세계적으로 1,200만 명이 매해 방광암으로 새롭게 진단되며 모든 암을 통틀어 아홉 번째로 흔하게 발병하고 있다[1]. 남성에서 여성보다 그 발병 빈도가 3~4배 가량 높으며, 2011년 국내 남성 암 조사 자료에서도 조발생률 11.4명으로 7위를 기록하고 있다[2]. 방광암 발생의 위험 인자로는 유전적인 요인 외에 흡연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방광암 발병 원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 외에 직업적으로 방향족 아민화합물(aromatic amines)이나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에 노출되는 것도 방광암 발생의 위험 인자이다[3]. 일반적으로 선진국에서 방광암의 발생 빈도가 높게 나타나는데 통계 방법의 차이도 있겠지만, 흡연 등에 대한 노출의 차이로 인한 부분이 있으며, 특히 유럽에서는 흡연으로 인한 방광암의 발생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5]. 방광암은 조직학적으로 요로상피암(urothelial carcinoma)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외에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이나 선암(adenocarcinoma)도 방광에 발생한다. 특히, 주혈흡충증(schistosomiasis)에 의한 만성 요로감염의 경우 방광에 발생하는 편평세포암의 주 원인이 되며, 이집트와 같이 주혈흡충증이 풍토병인 지역에서는 방광암의 발생률이 매우 높다[1,5].
방광암으로 처음 내원할 시에 75% 정도의 환자들은 점막에 국한 된 비근침윤성 방광암으로 진단된다. 이들의 대부분은 내시경적 치료를 받게 되며, 비교적 높은 재발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생존율은 양호하다. 반면 남은 25%를 차지하는 근침윤성 방광암 환자들의 경우 방광 전체를 제거하는 근치적 수술을 받거나 경우에 따라 전신 약물 치료를 받게 된다[6,7]. 현재까지 이러한 방광암 환자들의 병기를 정확히 진단하고, 삶의 질을 최대한 보존하며 생존율을 증가시키기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본 연구에서는 방광암 환자의 치료에 대한 문헌 고찰 및 최신 지견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본 론
비근침윤성 방광암이란 방광의 점막 혹은 점막고유층(lamina propria)에 국한된 경우를 의미한다(Fig. 1). 방광암 TNM 병기에 따라 점막에 국한된 경우는 Ta로 분류되고, 점막고유층까지 침범한 경우는 T1으로 분류된다[8]. Ta, T1 병기의 방광암은 기본적으로 요도를 통한 내시경적 절제술(transurethral resection)로 제거하여 치료하게 된다. 상피내암(carcinoma in situ)의 경우 고분화도 암으로 점막에 국한되어 평평하게 퍼져서 분포하고, Tis병기로 분류되며 비근침윤성 방광암에 속하게 된다. 비근침윤성 환자의 70%는 진단 당시 Ta병기로 나타나지만, T1과 Tis도 각각 20%와 10% 정도 차지하고 있다[9]. 여러 분자 생물학적 분석이나 임상 경과 등을 살펴 볼 때 방광의 상피내암이나 T1 병기암은 잠재적인 악성도가 매우 높아 추적 과정에서 근침윤성암 등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비근침윤성 암이라도 병기 및 개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게 된다.
비근침윤성 방광암에서 내시경적 절제술(transurethral resection of bladder tumor)의 기본적인 목적은 눈에 보이는 종양을 모두 제거하여 치료하는 목적과 동시에 제거된 종양 조직의 병리학적 검사를 통하여 종양의 병기나 분화도 등을 정확히 진단함에 있다. 수술은 전신 혹은 척추 마취 하에 이루어지게 되며 요도를 통하여 절제경(resectoscope)을 삽입하고 종양을 절제하게 된다. 수술 시에는 방광종양의 절제뿐만 아니라 방광 벽의 근육 층 조직도 함께 절제해야 한다. 작은 크기의 저분화도 암의 경우 근육층을 포함하여 절제하는 것이 필수적이진 않지만, 방광 근육층이 조직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잔존암이 존재하거나 조기에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10]. 방광 내에 비정상적인 점막이 관찰되거나 상피내암이 의심될 경우 cold cup을 이용한 조직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점막이 정상적으로 관찰되더라도 요세포학적 검사(urine cytology)에서 양성이 보고될 경우 방광의 구역을 나누어 무작위 조직검사(random biopsy)를 시행하게 되며 상부 요로나 전립선도 함께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11].
일반적으로 내시경적 절제술은 백색광 하에서 시행되나 백색광을 이용하여 육안적으로 모든 병변을 감별해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광역동진단(photodynamic diagnosis)은 이러한 백생광의 한계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되고 있는데, 5-aminolaevulinic acid 또는 hexaminolaevulinic acid를 방광 내로 주입하고 자외선을 이용하여 방광 내를 검사하게 된다. 형광 발광되는 부분을 내시경으로 절제하거나 조직검사를 시행하게 되며, 백색광을 이용하는 고전적인 방법보다 암 병변을 발견하는 데 있어 민감도가 더 높으며, 특히 상피내암을 진단하는데 유용하다[12,13]. 광역동진단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 광역동학진단이 백색광을 이용한 방법보다 민감도가 높았으나(93% vs. 65%), 특이도는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63% vs. 81%) [14]. 치료 후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을 때 5-aminolaevulinic acid를 이용한 경우에는 연구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여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15,16], hexaminolaevulinic acid를 이용한 대규모 다기관 무작위 전향적 연구에서는 광역동진단을 이용하여 내시경적 방광종양 절제술을 시행할 때 재발률을 의미있게 낮출 수 있었다[17]. 광역동진단이 내시경적 방광종양 절제술 후 암의 진행이나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협대역영상(narrow band image)을 이용한 내시경 또한 방광암의 진단 영역에서 많이 시도되고 있다. 협대역영상은 특수한 필터를 이용하여 백색광을 짧은 파장의 청색(415 nm)과 녹색(540 nm)의 영역으로 분리하여 영상을 재구성하게 된다. 이러한 파장은 점막만을 침투하고 반사되어 나오는데, 혈색소에 의하여 선택적으로 흡수되어 점막의 작은 혈관들이 짙은 갈색이나 녹색으로 보이게 된다. 따라서 혈관이 풍부한 암 병변이 정상 조직과 대비가 되어 관찰되며, 이미 위장관계의 암에서는 많은 활용이 되고 있다[18-20]. 여러 연구에서 협대역영상을 이용할 경우 방광암 병변을 더욱 잘 발견할 수 있다는 보고가 되고 있으나, 아직 협대역영상을 이용한 치료 후 예후에 대한 결과는 부족하다[21,22].
내시경적 절제술을 통한 방광종양의 제거도 암의 완전한 제거나 정확한 병기 설정에 한계가 있다. 실제적으로 T1 병기의 방광암을 절제한 후에도 잔존암이 있을 확률은 33~53%에 달하며[23-25], T1 병기로 진단되었더라고 이차적 절제술에서 T2이상의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30%까지 보고된 바 있다[26]. 따라서, 조직에 근육층이 포함되지 않았거나(저분화도의 Ta 병기 혹은 원발성 상피내암은 제외), T1 병기 혹은 고분화도 방광암일 경우 이차적 절제술을 시행할 것이 권고되며, 이차적 절제술을 통하여 재발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25,27]. 이차적 절제술은 첫번째 수술 후 2~6주 후에 시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6].
비근침윤성 방광암에서 장기간의 종양학적 결과는 매우 좋지만, 5년 이내에 30~80%의 환자는 방광 내에 재발을 하게 되며, 1~45%의 환자는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진행을 하게 된다[28]. 따라서 내시경적 방광종양 절제술 이후에 재발이나 진행을 막기 위하여 보조치료를 진행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방광 내로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을 사용하며 대표적으로 방광 내 항암요법과 방광 내 면역요법이 있다.
(1) 방광 내 항암요법
내시경적 방광종양 절제술 즉시 방광 내 항암 화학약물(intravesical chemotherapy)을 주입하게 될 경우 방광 내 떠도는 암 세포를 파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476명을 포함한 메타분석 등에서 내시경적 방광종양 절제술 후 방광 내 항암요법을 단일로 즉시 시행하였을 경우 내시경적 방광종양 절제술만 한 군에 비하여 재발률을 11.7% 의미있게 낮추는 결과를 보였다[29]. 이러한 방광 내 재발을 낮추는 보조 치료 방법은 저분화도, 작은 크기의 단일 종양인 저위험도 환자군에서 가장 효과적이다[30,31]. 추가적인 항암요법은 저위험도 환자군에서는 시행할 필요가 없으나 그 외에서는 환자의 재발 위험도를 고려하여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적절한 항암요법의 기간에 대해서는 증명된 것이 없으나, 대부분 1년 이상 유지하지 않는 것이 좋다[32]. 효과가 증명된 약물로는 mitomycin C, epirubicin, doxorubicin 등이 있으며, 약물 들 사이에 효과에 대한 비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29]. 최근에는 방광 내 gemcitabine을 주입하는 경우에 중간 혹은 고위험도 환자에서 재발률을 의미있게 줄인다는 보고가 있었다[33].
세포가 방광 내 seeding이 되고 몇 시간이 지나면, 암 세포는 세포 외 기질에 의하여 단단히 덮히게 된다. 따라서, 내시경적 종양 절제술 이후 가능한 빨리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일반적으로 수술 후 24시간 이내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6]. 하지만, 방광 내 출혈이 있거나, 복강 내 등으로 천공이 의심될 때는 심각한 합병증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시행하여서는 안 된다.
(2) 방광 내 BCG 면역요법
여러 메타분석이나 최근에 시행된 전향적 무작위 대조연구 등에서 방광 내 Bacillus Calmette-Guerin (BCG) 면역요법(intravesical BCG immunotherapy)을 시행할 경우 내시경적 방광종양 절제술 단독치료나 방광 내 항암요법을 한 경우보다 재발율을 낮추는 데 있어 우수함이 증명되었다[34-36]. 뿐만 아니라, BCG 면역요법은 방광암의 진행률을 의미있게 낮추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최근의 한 장기간 추적관찰 결과에서는 질병특이 사망률이나 전체 사망률까지 낮출 수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37,38]. 특히, 방광 내 상피내암의 경우 내시경적 절제술로 완벽히 제거될 수 없기 때문에 BCG 면역요법의 치료 대상이 되며, 항암요법보다 치료효과가 더 우수하다[39]. BCG 면역요법은 기본적으로 주당 1회씩 6주간 치료를 받는 유도 치료가 기본이 되지만, 적절한 치료효과를 위해서는 유지 요법 스케줄을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34,37,40]. 유지 요법은 현재까지 다양한 스케줄이 제시되어 왔는데, Bohle 등[40]은 메타 분석을 통해 재발률과 진행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다. 최근의 대규모 전향적 무작위 대조연구에서는 고위험 환자에서는 3년간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1년간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것에 비하여 재발률을 더 낮추지만, 중간위험도에서는 1년간의 유지요법도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41]. 하지만, BCG 면역요법은 항암요법보다 더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할 경우 비용뿐만 아니라 부작용의 위험 또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6]. 배뇨 시 통증이나 자극 증상, 방광염, 전립선염 등과 같은 부작용이 주로 발생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BCG패혈증, 알러지 반응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BCG 면역요법은 저위험도의 환자에서는 추천되지 않으며, 중간 위험도 환자의 경우에는 항암요법과 BCG 면역요법을 개개인에 따라 적절히 선택하여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치적 방광절제술(radical cystectomy)은 병리학적 검사에서 근침윤이 확인된 경우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비근침윤성 방광암에서도 이른 시기에 근치적 방광절제술(early radical cystectomy)을 시행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내시경적 방광종양 절제술을 통한 병기 설정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며, T1 병기 환자의 27~51%는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하였을 때 근침윤이 있는 T2 이상으로 병기가 상향된다[6]. 두 번째로 비근침윤성 방광암 환자의 일부는 BCG 면역요법 등을 시행한 이후에도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데,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진행하기 전에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근치적 수술 시기가 늦어진 경우보다 생존율이 더 우수하기 때문이다[42,43]. 따라서 방광 내 다수의 혹은 큰 크기의 고분화도 T1 병기의 암이 존재하거나, 고분화도 T1 병기의 암이 상피내암과 동반되어 있거나, BCG 치료에도 불구하고 고분화도 T1 병기의 암이 재발할 경우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2]. 하지만,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수술 자체로 인한 합병증이나 그로 인한 삶의 질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나이나 성별, 환자 개인의 건강 상태나 선호도 등을 고려하여 환자와 충분하게 상의 후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1) 근치적 방광절제술
근치적 방광절제술(radical cystectomy)은 근침윤성 방광암의 표준 치료이며, 우수한 종양학적 성적을 보인다[44]. 근치적 방광절제술은 요로 전환술과 함께 시행되며 비뇨기과 영역에서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술기이다. 남성에서는 방광과 함께 전립선, 정낭과 말단부 요관을 함께 제거하며, 여성에서는 방광과 함께 인접한 질의 일부 및 자궁을 포함한 전 골반적출술(anterior pelvic exenteration)을 시행하게 된다. 여성에서는 일반적으로 요도도 함께 제거하나, 신방광(neobladder) 조형술을 시행할 경우 요도를 보존하게 된다. 양측 골반림프절절제술(pelvic lymph node dissection) 또한 근치적 방광절제술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골반림프절절제술의 범위는 외장골(external iliac), 내장골(internal iliac), 폐쇄 신경(obturator nerve) 주변 및 천골전방(presacral) 부위를 포함하고, 필요에 따라 총장골(common iliac) 혈관이나 대동맥의 하장간동맥(inferior mesenteric artery) 기시부까지 그 범위를 넓힐 수 있다[45,46]. 골반림프절절제술의 범위가 늘어날수록 림프절 전이와 관련된 병기 설정을 더 정확히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양학적인 결과도 향상시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다[47,48]. 하지만 골반림프절절제술을 어떤 범위까지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있다.
최소 침습 수술(minimal invasive surgery)의 발달에 따라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하여 근치적 방광절제술이 시행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의 경험이 축적된 기관에서 최소 침습 술기를 이용한 근치적 방광절제술의 건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병리 결과나 단기간의 종양학적 결과 등에서 기존의 개복 수술과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다[49]. 하지만, 아직 장기 추적 결과가 충분하지 않고, 결과를 해석함에 있어 환자 선택 오류(selection bias)가 개입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2) 요로 전환술
요로 전환술(urinary diversion)의 경우 복강벽을 통하는 방법(abdominal diversion), 직장S상결장을 이용하는 방법(rectosigmoid diversion), 그리고 기존의 요도를 이용하는 정위성 인공방광(orthotopic neobladder) 조형술이 있다. 직장S상결장을 이용하는 방법은 가장 오래되었고 과거에 주로 시행되었으나, 상부요로감염이나 대장암의 위험 증가 등으로 현재는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다[7]. 복강벽을 통하는 방법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ileal conduit이 있는데, 말단 회장부의 일부를 잘라내고 이 곳에 요관을 심은 후 복강벽으로 빼내어 장루를 형성하게 되며, 현재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형태의 요로 전환술이다[50]. 정위성 인공방광조형술은 장을 이용하여 소변의 저장공간을 만들고 마찬가지로 이 곳에 요관을 심은 후 기존의 요도에 연결하여 요로전환술을 하게 된다(Fig. 2).
(3) 정위성 인공방광
인공방광을 만들 때 가장 흔히 사용하는 부분은 말단 회장부이며, 그 외 다른 장을 이용한 경험은 많지 않다[51]. 방광을 제거한 후에도 장루 등을 사용하지 않고 수술 전과 같이 요도를 통하여 배뇨를 하는 것이 정위성 인공방광(orthotopic neobladder) 조형술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술기의 복잡성 등으로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요로 전환술의 20% 미만을 차지하며, 일부 경험이 많은 기관에서 39~74% 정도의 비율로 정위성 인공방광 조형술을 시행하고 있다[50,52]. 인공방광은 기본적으로 저압력의 충분한 저장공간이 확보되어야 하며, 배뇨 시 방광 내 모여진 소변을 완전히 비울 수 있어야 한다. 같은 길이의 장을 사용하더라도 장을 detubularization하여 구 모양(spherical shape)을 만들 경우 저장용량을 최대화 하며(4배), 압력을 최소화(1/4배) 할 수 있다[50]. 인공방광을 만드는 술기는 역류를 방지하기 위하여 afferent limb을 사용하는 방식과 W-모양으로 회장을 접어 만드는 방식이 가장 대표적이다[53,54]. 인공방광 조형술을 시행한 이후에는, 방광이 충만함에 따라 방광 내 압력이 올라가고 장의 팽창 수용기(stretch receptor)가 활성화 되며 이를 환자가 인식하여 방광의 충만감을 느끼게 된다. 배뇨는 방광 자체의 압력보다는 복강의 압력을 이용하게 되며 동시에 골반 근육과 괄약근을 이완함으로써 이루어지게 된다. 수술 직후에 요도카테터를 제거하게 되면 배뇨 교육을 통해 방광을 충분히 비울 수 있도록 훈련 받아야 한다. 배뇨 자제의 경우 방광 출구의 압력이 방광 내압보다 높아질 때 이루어 질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광 용량은 400~500 mL 정도이며, 수술 직후 방광 용량이 적은 시점에서는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으나, 방광 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낮 동안의 배뇨 자제는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이루어진다. 야간 시간에 정상인에서는 배뇨근-괄약근 반사(detrusor-sphincter reflex)에 의하여 방광 출구의 압력이 높아지고 vasopressin의 분비로 소변 생성량이 적어져 요도 자제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인공방광 조형술 이후에는 방광절제술로 인하여 배뇨근-괄약근 반사가 사라지고, 인공방광 내로 장의 분비물이 분비되는 현상 등으로 인하여 요량이 증가하여 야간 요실금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55]. 배뇨자제에 대한 한 연구의 기록을 보면 낮에는 92%, 야간 시간에는 76%의 환자들이 인공방광 조형술 후 배뇨자제를 획득했다고 하였다[56]. 한편 인공방광 조형술과 다른 종류의 요로 전환술을 시행 받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평가한 경우 예상과는 달리 인공방광 조형술이 더 나은 삶의 질과 연관된다는 연구결과는 많지 않다[57]. 현재까지 요로 전환술을 받은 환자에서 삶의 질 평가를 위한 정확한 설문지는 없으며, 대부분 일반적인 방광암 환자나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 평가를 위하여 만들어진 설문지를 바탕으로 연구가 이루어 졌다. 또한 대부분의 환자들이 수술 전에 앞서 본인이 받게 될 요로 전환술에 대한 장단점을 충분히 인식하게 되고, 오히려 인광방광 조형술의 경우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어 결과를 분석하는데 있어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50,57,58]. 하지만,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는 인공방광의 경우 다른 종류의 요로 전환술보다 더욱 편리하고 정상과 가장 가까운 배뇨 형태를 보이는 것은 임상적으로 분명하다.
방광 보존술(bladder preservation)은 방광을 보존하며 기존의 근치적 방광절제술과 비슷한 치료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며, 내시경을 통한 방광종양의 최대한의 절제(maximal transurethral resection of bladder tumor), 체외 방사선 치료(external beam radiotherapy)와 항암치료(concurrent chemotherapy), 적극적인 방광 내의 감시(active cystoscopic surveillance)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임상적으로 T2 병기 이하, 그리고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 전이가 없는 환자가 대상이며, 환자가 치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방광 내 감시를 하고 재발 증거가 있을 시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음을 인지 하여야 한다. 항암치료의 경우 방사선 감수성 증강제(radiosensitizer)인 cisplatin과 5-fluorouracil (5-FU)가 주로 사용되며 최근에는 paclitaxel이나 gemcitabine을 이용한 임상시험도 진행되고 있다[7,45,59]. 방사선 치료와 동시에 항암치료를 시행하였을 때 생존율 향상이 보고 되었으며, 치료 시작 시에 내시경적 절제를 통해 방광종양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60].
방사선, 항암치료를 이용하여 방광 보존술을 한 경우나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바로 시행한 경우나 일반적으로 50~60% 정도의 5년 생존율을 보고되지만 두 치료방법을 직접적으로 비교한 경우는 없었다[7,45] 방광 보존술 환자에서 종양학적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 치료 시 환자 선택이 개입 된다는 점과, 환자들의 절반 정도는 추적관찰 기간 동안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61].
(1) 선행 항암요법
근침윤성 방광암의 표준 치료는 근치적 방광절제술이다. 하지만, 환자들의 예후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수술 전 후로 항암요법을 시행하는 시도가 있으며, 여러 다기관 전향적 연구에서 수술 전 선행 항암요법(neoadjuvant chemotherapy)을 할 경우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결과가 보고되었다[62-65]. 이후 여러 메타 분석에서도 선행 항암요법의 효과가 증명되었으며[66,67], 이로 인하여 미국의 암 등록에서도 수술 전 후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비율이 2003년도 27.0%에서 2007년에 34.5%로 증가하였다[68]. Cisplatin을 중심으로 methotrexate, adriamycin, vinblastin을 함께 사용하는 MVAC regimen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cisplatin 단독요법은 효과적이지 않았다. Gemcitabine과 cisplatin을 병합한 GC regimen은 아직은 선행 항암요법으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62].
수술 전에 선행 항암요법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은 방광암에 효과적인 cisplatin을 최대 용량으로 더 많은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항암 치료에 대한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으로는 경우에 따라 과잉치료가 될 수 있으며, 근치적 방광절제술의 시기가 늦어져 일부에서 암의 진행이 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부분이다[56]. 따라서, 현재까지 보고된 여러 level 1 근거에도 불구하고 cisplatin을 기본으로 하는 선행 항암요법은 대부분의 기관에서 일률적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69].
(2) 보조 항암요법
보조 항암요법(adjuvant chemotherapy)은 일반적으로 수술 후 병리결과에서 국소 진행 소견을 보였을 때(T3 병기 이상 혹은 림프절 전이) 시행된다. 현재까지 여러 전향적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보조 항암요법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7,62]. 보조 항암요법과 연관된 전향적 연구들은 대부분 환자 수가 부족하거나 조기 종료되었거나 연구 디자인 등에 결함이 있다. 2005년도에 당시까지의 6개의 전향적 연구를 바탕으로 메타 분석을 시행하였는데, 491명이 포함되었고 보조 항암요법을 받았을 경우 25% 정도 사망률을 감소 시킬 수 있음이 증명 되었다[70]. 하지만, 이 보고서에서도 환자 수가 적고 자료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확실한 결과를 위해서는 더욱 많은 자료를 통한 추가 분석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최근 2005년 이후 새로 발표된 3개의 전향적 연구 결과와 기존 연구의 갱신된 결과를 포함한 메타 분석이 보고되었다[71]. 모두 945명이 포함 되었으며, 보조 항암요법을 시행하였을 때 전체 사망과 암 특이 사망의 위험을 각각 23%와 34% 의미 있게 감소 시킬 수 있음이 증명되었으며, 특히 림프절 전이가 있는 환자에서 더욱 효과적이었다. 본 연구 또한 환자 수가 충분하지는 않으며, 포함된 연구들 사이의 이질성으로 인하여 제한점이 있으나, 보조 항암요법은 정확한 병리학적 병기 설정 이후에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았을 때, 선행 항암요법을 시행 받지 않았던 환자에서 근치적 방광절제술 이후 병리학적으로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보조 항암요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결 론
비근침윤성 방광암에서는 내시경적 방광종양 절제술이 치료의 기본이며, 재발이나 진행의 위험에 따라 방광 내 항암요법 혹은 BCG를 이용한 면역요법을 시행하게 된다. 고위험군 비근침윤성 방광암의 경우 내시경적 방광종양 절제술에 의한 병기가 낮게 설정되거나, 일부에서는 근침윤성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른 시기에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시행할 수도 있으며, 근침윤성으로 진행한 후에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보다 환자의 예후가 좋다. 근침윤성 방광암의 기본치료는 근치적 방광절제술이며 요로 전환술을 함께 시행하게 된다. Ileal conduit을 이용한 요로 전환술이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방법이지만, 경험이 많은 기관에서는 기존의 요도를 통해 배뇨를 할 수 있는 정위성 신방광조형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근치적 방광절제술 이후 완치를 기대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의 환자에서는 재발을 하기 때문에 수술 전 후 항암요법을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 선행 항암요법의 경우 생존율을 향상 시킨다는 level 1 근거가 있으며 점점 그 시행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수술 후 보조 항암요법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최근 생존율을 향상 시킬 수 있다는 근거가 축적되고 있어 선행 항암요법을 받지 않은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수술 후 보조 항암요법의 시행을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