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종격동기종은 종격에 공기가 있는 것을 말하며 주로 기저 질환이 없는 건강한 청년기 남자에서 흔하고, 성인에서는 드문 질환이다[1]. 자발성 종격동기종은 흉부손상이나 기관지 내 시술, 식도 내 시술, 인공호흡, 심도자술, 흉부수술 등 이차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히 정의된 유발요인 없이 종격동에 자유공기(free air)가 누출되는 것을 말한다[2]. 대부분은 무증상이지만 목과 흉부의 통증, 호흡곤란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양호한 임상경과를 보이나 매우 드물게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경과를 보일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천식환자에서 나타나는 자발성 종격동기종은 비교적 드문 합병증으로, 급성 악화 때 발생률은 0.2~0.3%가 보고되고 있으며[1], 국내외에서 증례 보고가 드물게 되고 있다[3-9]. 최근 저자들은 호흡곤란과 흉통을 주 증상으로 내원한 천식 환자에서 자발성 종격동기종을 보인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18세 여자가 내원 3일 전부터 발생한 호흡곤란, 흉통, 기침, 가래, 목의 통증이 있어 개인병원에 내원하여 약물복용을 하였으나 내원 1일 전 증상이 더욱 악화되어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였다. 알레르기성 질환이나 수상(trauma)의 과거력은 없었다.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및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성 질환의 가족력은 없었다. 내원 당시 의식은 명료하였으며, 활력징후는 혈압 120/90 mmHg, 맥박수 112회/분, 호흡수 24회/분, 체온은 36.5oC였다. 전반적으로 급성병색을 보였고, 흉부 진찰에서 흉부 함몰, 호흡 시 보조근을 사용하는 모습이 관찰되었으며, 청진에서 양측 호흡음이 감소되어 있었고, 전폐야에 걸쳐 호기 및 흡기 때 천명음이 들렸다. 목, 흉곽에서 염발음은 청진되지 않았다. 심박동은 규칙적이나 빨랐고 심잡음은 들리지 않았다. 복부 진찰에서 압통이 없었고, 촉지되는 종물이나 장기는 없었다.
내원 당시 말초혈액검사에서 백혈구 5,050/mm3 (호중구 46.0%, 호산구 10.3%), 혈색소 13.7 g/dL, 헤마토크리트 41.3%, 혈소판 225,000/mm3이었다. 동맥혈 가스분석에서 pH 7.345, PaCO2 37.9 mmHg, PaO2 66.0 mmHg, HCO3 20.2 mmol/L, O2 saturation 92.2%였고, 혈청 생화학 검사에서 총단백은 7.3 g/dL, 알부민 4.0 g/dL, AST 22 IU/L, ALT 4 IU/L, ALP 105 IU/L, BUN 7.9 mg/dL, creatinine 0.7 mg/dL, 혈청 나트륨 143 mmol/L, 칼륨 4.9 mmol/L, C-반응단백 1.3 mg/dL이었다. 입원 2일째 시행한 폐기능 검사에서 강제 폐활량(forced vital capacity, FVC)은 2.33 L로 예측치의 73.7%였고, 초당 강제 날숨 폐활량(forced expiratory volume in one second, FEV1)은 1.55 L로 예측치의 51.5%이었다.
흉부 X선 촬영에서 좌측 쇄골의 내연에서부터 경부를 향하여 수직으로 뻗어있는 선상의 공기음영이 관찰되었다. 측면 X선에서는 명확한 공기음영이 관찰되지 않았다(Fig. 1).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에서 종격동기종이 주로 목 주변에 다량 관찰되었고, 식도, 대동맥, 기관지주변에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것이 관찰되었다(Fig. 2).
상기 소견과 특별한 외상의 과거력이 없다는 점에서 천식에 의한 자발성 종격동기종으로 진단하고, 5 L/min 고농도의 산소, 아미노필린, 진해거담제, 베타 항진제, 흡입용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였다. 입원 3일째 흉통과 호흡곤란은 호전되었고, 입원 8일째 흉부 청진에서 천명음은 들리지 않았다. 천식 치료를 지속한 후 입원 10일째 추적한 폐기능 검사에서 FVC은 3.30 L로 예측치의 103.4%였고, 초당 FEV1은 2.66 L로 예측치의 87.8%로 호전된 결과를 보였으며, 추적한 흉부 X선과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에서 종격동기종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3). 환자는 입원 11일째 완전히 회복되어 퇴원한 후 외래에서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자발성 종격동기종이라는 용어는 종격동 내에 기포가 발견되는 환자에서 흉부 청진 때 심음에 따라 염발음이 청진되었다는 것이 1939년 Hamman [10]에 의해 보고되면서 처음 사용되었다. 종격동기종은 외부 요인 없이 폐포 파열이 발생하는 자발성 종격동기종과 외상, 기관의 파열, 기계 호흡, 흉곽내 감염, 식도천공 등으로 인한 이차성 종격동기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자발성 종격동기종의 발생률은 정확하지 않지만, Macia 등[2]은 1:44,511 비율로 보고하였다. 그러나 임상 양상이 비특이적이며, 발병 자체를 진단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으며 정확하게 조사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발생률은 이것보다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자발성 종격동기종의 병태 생리학적 기전은 Macklin과 Macklin [11]이 동물실험을 모델로 설명한 것이 주로 인용되는데, 이는 폐포의 과도한 압력과 확장으로 인해 폐포가 파열되면서 압력차에 의해 공기가 폐문과 종격동으로 파급되고, 이것이 흉부의 피하조직이나 상지, 목, 복막 뒤 공간, 복막, 흉막 등으로 퍼져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발성 종격동기종은 급성 천식 발작, 당뇨병성 케톤산증, 흡입성 마약을 하는 경우, 발작성 기침, 격렬한 운동, 심한 구토, 배변, 딸꾹질, 크게 소리지르는 것과 같은 복압을 증가시키는 행동 등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1,2,12]. 최근 천식의 합병증은 천식에 대한 조기 진단과 새로운 치료법 발견 등으로 인해 감소하고 있다. 천식에 동반된 자발성 종격동기종의 발생은 국내외에서 드물게 증례로 보고되고 있다(Table 1). 대부분의 보고에서 천식에 동반된 자발성 종격동기종은 양호한 임상 양상과 경과를 가지며 대증적인 치료에 잘 반응하고 재발은 하지 않았다.
자발성 종격동기종은 젊은 남자에서 많으며 가장 흔한 임상 양상은 흉통, 호흡곤란, 피하기종 등이 있다[1]. 흉통은 주로 흉골 뒤쪽에 위치하고, 기침이나 호흡, 체위 변경 시에 심해지는 흉막통 양상이며, 목과 등, 어깨로 방사될 수 있다. 자발성 종격동기종은 대부분 임상 양상과 경과가 양호하지만, 드물게는 기도 압박, 긴장성 기흉, 기복증 등으로 진행되어 경과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천식 환자에서 간과되어 진단과 치료가 늦어져서는 안 되는 합병증 중 하나이다[13].
신체학적 검진에서 자발성 피하기종의 정도를 반드시 확인하여야 하며 만약 경부에도 기종이 있을 경우 구인두를 관찰하여야 한다. 청진 시 특징적으로 심장박동에 따라 심장박동 소리 이외의 잡음이 들리는 Hamman’s sign은 18%에서 나타날 수 있다[12].
진단은 대부분 흉부 방사선 사진으로 이루어지며, 공기음영이 종격동 구조물과 경계를 짓고, 심장연이나 대동맥 융기를 따라 보이는 수직의 방사선 투과성의 선이 특징적인 소견이며, 이것은 좌측 심장 경계에서 가장 잘 관찰된다[4,8]. 단순 방사선학적 검사 방법 중 측면 사진이 없이 전후면 사진만으로는 약 50% 밖에 진단할 수 없어 측면 사진을 확인해야 한다[2]. 측면 사진에서 종격동 내의 공기는 흉골 뒤 공기 또는 대동맥이나 다른 구조의 경계에 연하여 방사성 투과성의 선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자발성 종격동기종 환자의 약 31%에서 단순 흉부 방사선 사진만으로는 병변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에[14], 더 예민한 검사가 필요한데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은 공기가 있는 정확한 위치와 소량의 공기 누출도 확인 가능하여 더 민감한 검사이다. 따라서 단순 흉부 방사선 사진과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을 종합적으로 사용하여 진단율을 높이고 다른 원인이나 합병증을 감별 진단해야 한다.
자발성 종격동기종은 대부분 양호한 임상경과를 가지며 좋은 예후를 보이기 때문에 대증적인 치료에 잘 반응한다. 휴식, 진통제, 과도한 호기를 억제하는 것이며, 100% 산소를 공급하면 폐포와 조직 사이에 질소 농도를 높여 산소 흡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천식의 악화로 인한 호흡곤란이 있을 때는 아미노필린, 스테로이드 투여, 베타 항진제가 도움이 된다. 흉통은 보통 1~2일 내에 사라지며, 기흉과 같은 합병증 확인을 위해 1~2일 사이에 흉부 방사선 촬영을 한번 더 하여야 한다. 단순 흉부 방사선 사진 상 대부분 일주일 안에 정상화되지만, 만약 기흉이 발생한 경우 흉관 삽관이 필요할 수 있다[2,12,15]. 매우 드물게는 기도 압박, 긴장성 기흉 등으로 인해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13].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원인이 되는 기저질환을 치료하는 것이다. 재발은 흔하지 않으나 재발된 환자를 보고한 논문들도 있으므로, 장기적인 추적 관찰은 불필요하지만 재발의 가능성을 인식해야 한다[2,15]. 본 증례는 천식 환자에서 발생한 자발성 종격동기종의 예로 천식에 대한 치료와 진해거담제, 산소를 이용한 보존적 치료로 완치되었다.
천식 환자에게 있어 흉통은 천식 악화 그 자체로도 발생할 수 있지만, 자발성 종격동기종이 동반되었을 경우에도 흉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놓치기가 쉽다. 또한 소아나 젊은 나이에서 자발성 종격동기종이 발생하였을 경우 원인으로 천식에 대한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흔하게 발생하지는 않지만 천식과 자발성 종격동기종을 함께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에서, 저자들은 심한 호흡곤란과 흉통을 주 증상으로 내원한 18세 천식 환자에서 발생한 자발성 종격동기종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