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인체 내 포함된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보면 인체가 스스로 만들어낸 것 이외에도 인체 내 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진 많은 수의 유전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인체 내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미생물들이 머물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기생관계가 아닌 공생관계이자 인체의 중요한 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1-3]. 인체 내 존재하는 수많은 미생물 중 가장 많은 것은 세균이며, 인체 내 미생물의 70%가 대장 내 존재한다[1,4]. 그렇기 때문에 분변의 경우 수분을 제외한 무게의 약 40%를 미생물이 차지하고 있다. 대체로 성인에서 장내 미생물(gut microbiota) 조성은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일정하게 유지되는 안정성을 보이지만 여러 요인에 반응하여 예민한 변화를 나타낸다[5-7]. 근래 장내 미생물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지속되면서 장내 미생물과 장질환뿐 아니라 여러 다양한 질병 발생에 있어서의 관련성 및 이에 따른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제시되고 있다. 기능성 장질환 중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나 기능성 변비 환자에서 장내 미생물의 조성이 다르다는 증거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이를 치료하는데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에 해당하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이용하여 증상 완화를 유도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이에 정상 장내 미생물과 기능성 장질환의 병태생리에 대해 알아보고, 과민성 장증후군을 포함하여 기능성 장질환에서 프로바이오틱스를 사용할 때 그 유용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본 론
인체 내에는 신체 부위에 따라 다양한 미생물이 공존하고 있고, 그 수는 인간을 이루고 있는 전체 세포 수인 1013개보다도 10배나 많은 약 1014개로 추정된다[2,7-11]. 가장 많은 미생물이 포함된 것은 분변이며, 분변 내용물의 약 40%는 미생물(microorganisms, microbes)이 차지하고 있다[1,12]. 사람의 장 표면에는 매우 복잡한 미생물집단의 군락(enteric microbiota)이 이루어져 있는데[5], 이는 복잡한 상호 진화 과정을 통해 공생관계(symbiosis)가 성립된 것이다. 이들은 장관 내부의 생태계(gut ecosystem)를 구성하면서 다양한 측면에서 숙주인 인간의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3,4,12]. 다른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상호 조화 속에서 각각이 하는 일보다 훨씬 방대한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4]. 인간이 가진 효소로는 분해 하지 못하는 소화가 불가능한 음식물 성분들을 발효시켜 숙주에게 영양소와 에너지를 공급하고(short-chain fatty acid, SCFA), 비타민 합성 등의 대사작용 및 면역계 균형을 유지 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1,3,7,8,12-16]. 장의 기능 측면에서도 장의 항상성과 운동기능을 유지하고, 장 점막의 유지와 병원성 균에 대한 저항 및 보호작용에 영향을 끼친다[7,12,13,17,18]. 장 점막은 신체의 가장 중요한 면역 관련 기관이라 할 수 있는데, 신체의 거의 60%의 면역 세포가 장 점막에 위치하고 있고, 항체 생산 세포의 80% 정도를 포함하고 있다. 그렇게 때문에 장내 미생물의 변화는 전신적인 면역 기능과도 관련되어 있다[3,19].
정상적인 장내 미생물의 조성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분변 샘플을 이용해서 얻은 것으로 원위부 대장 내강에 존재하는 미생물 무리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중 80% 이상의 장내 미생물은 현재의 세균 배양 방법으로는 배양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으로 장내 미생물을 연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위장관내 분포하는 장내 미생물은 식도, 위, 소장뿐 아니라 근위부와 원위부 대장의 위치에 따라 다르다. 또한 장 청결제를 복용하여 장 청결을 한 후 대장내시경을 시행하면서 점막의 조직검사를 통해 얻어진 장내 미생물 조성은 인위적인 처치에 의해 원래 부착부위에 있던 미생물을 정확히 반영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같은 단면 내에서도 내강 내 존재하는 장내 미생물 조성과는 다른 결과를 보인다[1,3,10,20]. 현재는 배양 방법 이외에 포함된 미생물의 유전자를 검출하거나, 숙주의 관점에서 장내 미생물에 의한 이익과 손해의 균형을 산출하기 위해서 미생물 무리의 분포나 다양성 등 종의 구성뿐 아니라 미생물들의 대사산물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이를 중심으로 하는 연구 방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즉 미생물 중 과연 누가 존재하느냐가 아닌 왜 존재하며 어떤 작용을 수행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시 되고 있다[1,7,10,13].
위장관내에는 50가지 이상의 다른 종류의 phylum (문), 1000개 이상의 다른 species (종)의 세균이 있다. 이 중 주종을 이루는 5가지 phylum은 Lactobacillus가 속한 Firmicutes, Bacteroidetes, Bidifobacterium이 속한 Actinobacteria, Proteobacteria, Verrucomicrobia가 있고, 이중에서도 Bacteroides와 Firmicutes의 두 가지 phylum이 주종을 이루어 정상 장내 미생물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미생물 종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18개의 핵심종만이 모든 개체에 존재한다. 또한 두 가지 주종을 이루는 phylum의 비율은 개체마다 다르고, Firmicutes:Bacteroides 비가 질병이 있는 환자에서 변화됨이 관찰되어 질병 발생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대체로 Proteobacteria는 낮고, 반면에 Bacteriordes, Provotella, Ruminococcus는 풍부한 것이 건강한 장내 미생물 조성이라 여겨진다[1,2,7,11,13]. 종의 수준에서 다양한 변이들이 존재하면서 서로 다른 종이라도 기능은 겹치는 부분이 많은데, 이는 개체 내에서 필요로 하는 완벽한 기능을 항상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functional redundancy 즉 back-up option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20]. 장내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전체 유전자의 총체를 분석한 결과 다양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연구군이 인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가진 균들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즉 다양한 장내 미생물 조성(microbial richness and biodiversity)은 그 자체가 건강한 장내 미생물 조성을 의미한다. 또한 대장 내에는 유전자 검사 결과 0.1% 미만의 적은 비율이지만 병원성 균도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1,2,21].
장내 미생물 조성은 개체마다 차이를 보일 뿐만 아니라 개체 내에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연령에 따라서도 변화를 보인다. 출생 직후부터 장관에 미생물들이 군락화되는데, 자연분만이나 재왕절개의 분만 방법이나 모유 또는 분유 섭취에 따라서도 장내 미생물 조성이 차이를 보인다. 모유 수유 유아에서는 장내 미생물 조성 중 Bifidobacterum과 Lactobacillus가 우세한데, 이는 human milk oligosaccharides가 이들에 의해 소화되기 때문이다. 태생 후 1년간은 Bidifobacteria가 우세하다가, 이유기를 지나 점차 장내 미생물 무리의 다양성이 증가한다[1,2,7]. Firmicutes의 비율이 증가하여, 2–3세 정도가 되면 성인의 장내 미생물 조성 및 다양성과 비슷해져서 20대에서 60대까지는 한번 완성된 장내 미생물 조성은 잘 변하지 않고, 식이 및 환경적 요인에 의해 단기간 변화되었다가도 원래의 고유한 조성으로 되돌아 가는 안정된 상태를 유지한다[2,7,10,11]. 고령에서는 대체로 Bifidobacterium과 Firmicutes는 줄고, Bacteroides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이어트 요인은 장내 미생물의 조성과 다양성을 만드는 데 지속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며, 단기간의 음식 섭취 변화만으로도 빠르게 의미있는 장내 미생물 조성의 변화를 가지고 오게 된다. 이러한 효과 정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고, 변화되는 균의 양상도 분류학상 일정한 것은 아니다.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는 개체에서는 이들 대사에 관여하는 장내 미생물이 풍부해지고 다양해진다[1,7]. 유아기 때 과도한 항생제의 사용은 정상 장내 미생물 발달을 변형시켜 이후 과민성 장증후군 및 비만이나 아토피 질환의 발생과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 증거들이 있다[1,3,21]. 대장 내 분포하는 균의 우세종에 따라 개인을 분류(enterotype)하기도 하는데, Bacteroides가 우세한 enterotype 1, Provotella가 우세한 enterotype 2, Ruminococcus가 우세한 enterotype 3의 3가지 enterotype으로 분류 할 수 있다. 분류된 enterotype의 분포 양상이 섭취 식이나 유전적인 차이 및 거주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의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있다[1-4,7-13,17].
건강한 개체 내에서 조화롭고 안정적인 장내 미생물 상태를 eubiosis 또는 normobiosis라고 한다. 어떠한 상태가 과연 정상 상태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정상 상태라 하더라도 개체 간에 매우 다양한 차이가 존재한다[3,11,12]. 반면, 조화롭게 균형 잡힌 장내 미생물 조성 상태에서 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하고, 부적절한 조성으로 변화된 상태를 dysbiosis라 하며, 이는 질병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2,4,11,15,22]. Dysbiosis는 위장관의 감염성질환, 항생제 관련 설사질환, 과민성 장증후군이나 기능성 변비와 같은 기능성 장질환 및 염증성 장질환 등의 위장관 질환뿐 아니라 장내 미생물의 기능을 고려할 때 당뇨, 비만과 같은 대사성 질환과 아토피나 알레르기 질환과도 관련성이 제기되고 있다[7,8,22,23]. 기능성 장질환에는 과민성 장증후군, 기능성 복부팽만(functional bloating), 기능성 변비 및 설사가 속한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복통, 복부 불쾌감, 배변 횟수 및 형태 변화의 증상들이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기능성 질환으로 유병률은 조사에 따라 인구의 20%를 상회할 정도도 흔한 질환이다. 심각한 질환은 아니더라도 반복되어 일어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환자는 치료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따른 사회적, 경제적인 영향이 적지 않다[3,5,6,13,14,18,24-29]. 과민성 장증후군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까지 불명확하며, 여러 병태생리가 관여하여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이질적인 질환 군이다. 그래서 과민성 장증후군에 대한 치료 또한 원인을 염두한 치료보다는 주로 식이 요법, 진경제, 지사제, 완하제, 세로토닌 수용체 촉진제(5-HT4 receptor agonist)나 길항제(5-HT3 receptor antagonist), 항우울제 등 환자가 호소하는 주증상의 개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6,14,25,27,30,31]. 환자의 증상에 따라 약제를 조합해 사용하는 치료가 일반적이지만 현재 치료의 결과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못되며, 대체로 위약과 비교해 볼 때 개별 약제들의 효과가 20% 정도 우위를 보일 뿐이다[17,27,29,30]. 높은 위약효과 때문이라도 과민성 장증후군은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인 기전도 관여한다고 생각된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호르몬과 교감신경계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장의 생리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위장관내 산도나 장 운동성의 증가나 저하에 따른 위장관내 환경 변화를 초래해 결과적으로 장내 미생물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이처럼 과민성 장 증후군의 병태생리에서 장내 미생물은 microbiota-gut-brain axis에 변화를 초래하거나, 장점막과 점액질의 투과도에 영향을 미치며, 장내 신경전달물질이나 신경구조의 변형 및 감각에도 영향을 미쳐 복부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과민성 장증후군에서 장관내 요인으로써 섭취 식이와 장내 미생물이 가장 중요한 병리생태 기전의 한 축이라 본다[3,6,14-16,18,22,26-28,32,33].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서 dysbiosis가 관련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임상적인 증거로는 건강 대조군과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군 사이에는 장내 미생물의 조성이 다르다는 점이다. 발견되는 변화된 미생물 소견이 질환의 증상과 관련된 일차적인 비정상 소견인지 아니면 질환에 의해 장의 국소적인 운동성이나 분비의 기능이 달라짐에 따라 따라오는 이차적인 변화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서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되어 있고 Bifidobacterium과 Lactobaciilus가 감소된 소견을 보이며, Fermicutes: Bacteroides 비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낸다[2,10,11,13,15,17]. 프로바이오틱스나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의 투여가 과민성 장증후군의 증상 악화 또는 호전과 관련이 있다는 점 자체도 dysbiosis와의 연관성을 뒷받침 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장염 후 환자의 5%–15% 정도에서 감염 후 유발된 과민성 장증후군(post-infectious irritable bowel syndrome)이 발생한다는 점도 이를 의심케 한다. 항생제 투여를 필요로 하는 질환으로 항생제를 투여하고 난 후 기존의 과민성 장증후군 증상이 심해지거나 새롭게 과민성 장증후군 증상들이 유발되기도 하며,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 일부에서 관찰되는 small bowel bacterial overgrowth (SIBO)를 치료하기 위해 비흡수성 항생제인 rifaximin을 투여하면 과민성 장증후군의 전반적인 증상의 호전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들도 dysbiosis와 과민성 장증후군의 관련성을 입증하는 증거이다[3,10,15,17,22].
이런 관점에서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서 관찰되는 dysbiosis를 교정하여 정상적인 장내 미생물 환경을 복원시켜 질병과 관련된 일련의 염증성 과정을 중단시키고, 잘못된 조절로 과도하게 활성화된 장 면역계의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방법으로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3,10,17,22,23]. 프로바이오틱스는 섭취하여 장에 도달하였을 때 장내 미생물 환경에 작용하여 숙주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나타내는 미생물을 의미한다(Table 1).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보호막을 형성하거나, 비병원성 균의 성장에 알맞게 장내 산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또한 숙주의 면역학적 반응을 향상시키고, 항균 물질을 생산하고, 소화관내에서 병원성 균과 직접 경쟁하는 등 인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Table 2)[3,7-9,16,22,34]. 장내 존재하는 수많은 미생물 중 프로바이오틱스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들을 만족해야 한다. 우선 정확하게 균종과 균주(strain)로 분류되어야 하며, 인체에 병원성이나 독성을 나타내서는 안되고, 복용하였을 때 소화 효소나 위산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생존하여 장까지 도달해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인체 건강에 이로운 기능을 나타냄이 증명되어야 하고, 사용기간 내 유효한 균 수를 그대로 유지 가능할 정도로 안정적이어야 하며, 기술적으로도 대량배양이 가능해야 제품화하여 프로바이오틱스로써 복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조건들을 만족하는 프로바이오틱스로 현재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균으로는 Lactobacillus와 Bifidobacterium이 있는데, 단일 균종이나 또는 여러 균종이나 균주들을 조합하여 이용하고 있다[22,25,35]. 모든 프로바이오틱스가 동일한 건강상의 효능을 보이는 것은 아니며, 균종과 균주까지 같아야 연구 결과에 나타나는 동일한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 대체로 인체에서 발견되는 미생물을 사용하나 예외적인 경우도 있고, 세균이 아닌 이스트도 사용된다. 또한 모든 프로바이오틱스가 유산균은 아니며 프로바이오틱스 중 일부가 유산균에 속한다. 가장 흔하게 접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형태는 유제품이고, 특정 기능을 인정받은 유익한 균이 적절한 양 포함되어 있는 요거트는 프로바이오틱스로 인정되지만, 유익한 균의 정량화나 정형화가 이루어져 있지 못한 경우는 발효식품이라 하여 프로바이오틱스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22,35-37]. 반면에 프리바이오틱스는 숙주 건강에 이로움을 주는 미생물의 증식과 성장 또는 활동을 유도하는 물질로 정의된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장관내의 유익한 균 수를 늘림으로써 미생물 구성을 변화시켜 숙주 건강을 증진시키게 되는 탄수화물을 주로 의미한다. 소화관에서 소화되지 않으나 장관 내 존재하는 유익한 세균에 의해 발효 가능한 inulin, fructo-oligosaccharides, oligosaccharides, lactulose와 같은 polysaccharides 등이 있다. 그리고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적절하게 혼합한 형태를 신바이오틱스(synbiotics)라 한다(Table 1)[7,13,36].
인류가 이미 오래 전부터 발효식품을 섭취해 왔던 만큼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매우 안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4], 위장관 질환에서 프로바이오틱스가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이다. 감염성 설사와 과민성 장증후군을 포함한 기능성 장질환이나 염증성 장질환 등에서 이용되어 왔다[8,19,35]. 현재 과민성 장증후군 치료에 있어 증상 호전에 의미있는 증상 완화 효과를 보이는 프로바이오틱스는 대부분의 연구에서 Bifidobacterium 균종이나 이를 포함한 여러 균종이나 균주를 복합요법으로 투여한 경우들이다[5,6,8,11,12,29,31,35,37,38]. 프로바이오틱스의 유효성을 이용한 치료의 하나로 건강한 공여자로부터 fecal microbial transplantation이나 synthetic microbiome transplantation도 소개된 바 있다[9,17,22]. 기능성 변비환자에서 methanogen은 운동기능을 저해하는 메탄을 과생성해 장 통과를 늦춘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이러한 methanogen의 증식을 감소시켜 장 통과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Lactate나 SCFA의 생산을 증가시켜 장내 산도를 낮추고 결과적으로 대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통과시간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메타분석 결과로는 Bifidobacterium lactis를 투여한 군에서 배변 횟수나 대변의 굳기 정도가 향상됨이 보고되었다[12,13,29,39-41]. 또한 기능성 설사 환자에서도 프로바이오틱스는 병원성균에 대항하는 기전 및 숙주의 방어기전과도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에 잦은 배변 횟수를 줄이는 효과도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볼 때 프로바이오틱는 장내 미생물을 정상적으로 안정화하여, 장의 운동기능을 정상화시키는 기능이 있다고 보여진다[41-44]. 이처럼 기능성 장질환에서 프로바이오틱스는 일정부분 증상을 호전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이해되지만 프로바이오틱스의 제형, 투여 방법이나 용량 및 사용된 프로바이오틱스 균종이나 균주가 연구마다 다양할 뿐 아니라, 질환 자체가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진단을 위한 명확한 biomarker가 없는 질환의 특성상 주관적인 증상 완화 정도를 객관화시키기 어려운 점이 있어 아직까지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을 단정짓기 어렵게 한다[3,9,17]. 또한 프로바이오틱스는 식이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우리가 여러 가지 음식을 한꺼번에 먹을 뿐 아니라 다양한 조리 방법으로 섭취하기 때문에 이를 완전히 절제하여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운 점도 염두해야 한다.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서 보이는 높은 위약효과도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을 판단하는데 복잡하게 작용한다[15,28,30]. 프로바이오틱스의 사용은 안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단장 증후군(short bowel syndrome) 환자, 면역억제 환자 및 중증질환 환자 등에서는 사용이 권장되지는 않는다[4,19].
이러한 모든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기능성 장질환 특히 과민성 장질환의 치료에 있어 프로바이오틱스의 증상 완화 효과는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부분이 있다. 전반적인 과민성 장잘환의 모든 증상을 완화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일부 증상에 효능을 나타내는 특정 균주들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지속되고 있다. Bifidobacterium bifidum MIMBb75과 Lactobacillus plantarum 299v와 같은 균주들은 복부팽만 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됨이 보고되었고, Lactobacillus reuteri ATCC 55730 균주는 가스 관련 증상에 선택적인 증상 호전을 보인바 있다[8,9,11,12,31,35,45]. 전체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의 사용이 설사 우세형의 과민성 장질환에서 좀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단종으로 이루어진 프로바이오틱스보다는 여러 유익한 균종이 복합되어 있는 것이 좀 더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연구 결과에서 나타났다[8,12,22,27,30,31,35]. 프로바이오틱스의 안정성을 고려하여 과민성 장질환의 치료에 있어 프로바이오틱스 사용은 충분한 가치가 있는 시도로 여겨진다. 그래서 현재 프로바이오틱스는 기능성 장질환의 치료에 있어 병용보조요법으로 추천된다.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면 대부분 1–3일 내에 투여한 균주가 배변에서 검출되는 것이 확인되나 복용을 중단하면 그 효과는 사라지기 때문에 4주 이상 장기적 복용을 권한다[12,28,45,46]. 투여된 프로바이오틱스가 유익한 장내 미생물로써 자체 기능을 발휘할 뿐 아니라, 인체에 유익한 균주가 투여되는 동안 전반적인 장내 미생물에 긍정적인 변화를 초래하여 안정적인 정상 장내 미생물의 복원 및 유지를 기대하는 것이다. 기능성 변비 환자에서는 장의 운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프리바이오틱스가 결합된 신바이오틱스 형태의 투여도 고려해 볼 만하다[12,17,41].
향후 프로바이오틱스가 과민성 장증후군을 포함하여 기능성 장질환의 치료제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적절한 균종이나 균주의 조합, 용량과 투여기간에 따른 효과 등이 명확히 돼야 할 것이다[3,6,30]. 또한 프로바이오틱스를 제품화할 때 추가되는 첨가물에 의한 영향도 연구되어야 하며, 지금까지는 그 기능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아 단순한 공생균으로 분류되어 있는 균들 중에서도 인체에 유용한 새로운 프로바이오틱스의 가능성이 있는 미생물에 대한 연구도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는 개개인의 인체 내 장내 미생물 상태를 진단하고 그에 따른 맞춤화된 프로바이오틱스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결 론
기존의 질병 발생에 대한 개념이 병원성 세균의 새로운 침입에 의한 감염이라 했다면 현재는 병원성 균을 포함하여 내재되어 있던 장내 미생물들의 부조화 상태인 dysbiosis가 특정 질병의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여러 요인에 의해 장내 미생물 환경이 변화되어 조화롭고 안정적인 균형이 깨지면서 특정 질병이 발생한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인체에 유익한 균에 해당하는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하여 기능성 장질환에서 보이는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을 개선하고 장내 미생물에 긍적적인 변화를 유도하고자 하는 것이 프로바이오틱스를 사용하는 근거이며, 현재 과민성 장증후군을 포함한 기능성 장질환에서 프로바이오틱스는 병용보조요법으로 추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