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대장암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 중의 하나로 암으로 인한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1,2]. 조기 진단과 치료 방법의 발달로 대장암의 치료 성적은 꾸준히 향상되어 왔으나 남녀에서 각각 4위와 3위의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2]. 이러한 높은 사망률은 재발과 전이에 의한 것으로 약 50%의 환자에서 재발 및 전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3,4]. 따라서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대장암의 전이 여부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개념이 혈중종양세포(circulating tumor cell)이다. 혈중종양세포는 암 환자들의 말초혈액을 순환하는 종양세포로 주로 원발암에서 기원한다. 혈중종양세포의 존재는 원격전이를 일으키는 필수적인 과정의 하나로, 원발병소로부터 종양세포가 떨어져 나와 혈액순환계를 타고 표적장기에 도달하게 되고 여기서 종양세포가 착상되어 전이가 발생한다[2,5]. 현재 혈중종양세포를 효과적으로 검출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으며, carcinoembryonic antigen (CEA)이 혈중종양세포에 대한 대표적인 표지자로 사용되고 있다[2,6,7]. 하지만 혈중종양세포는 그 양이 매우 적고 이를 검출하는 방법도 아직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아직까지 한계가 있다. 따라서 대장암 환자들의 전이 과정에 관여하는 동시에 혈중종양세포의 발현 정도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표지자의 개발이 필요하다.
세포부착분자는 혈중종양세포의 전이 과정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혈중종양세포가 전이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말초혈액을 순환하는 도중에 표적장기의 혈관벽에 부착하여 주변 조직으로 침투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종양세포와 표적장기 근처의 세포외기질 간의 상호작용이 필요하게 된다. 이때 여러 가지 세포부착분자들이 비정상적으로 발현되며 특히 integrin은 이러한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세포부착분자로 종양세포의 이동과 침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8,9]. 이 중 β1-integrin은 여러 암, 특이 전이성 대장암에서 그 발현이 비정상적으로 증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8].
대장암 환자에서 혈중종양세포나 β1-integrin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으나 기존의 연구들은 주로 이들 각각의 역할에 대해서 보고하는 것이 대부분으로 이들의 연관성에 대한 보고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암의 전이는 여러 기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으로 혈중종양세포와 β1-integrin의 발현 정도는 서로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대장암 환자들의 임상양상에 따른 β1-integrin의 발현도를 평가하고 이들 결과와 혈중종양세포 표지자인 CEA의 발현도와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함으로써 대장암 환자에서 미세전이와 예후를 예측하는데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표지자로서 β1-integrin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방 법
본 연구는 2012년 5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에서 대장암으로 확진 후 수술 예정인 환자와 양성 질환으로 수술 예정인 환자 각 30명씩 총 60명을 대상으로 전향적으로 진행되었다. 실험군은 조직 생검에서 대장의 선암으로 진단된 환자들로 다른 장기의 암을 앓은 병력이 없고 전이 및 동반된 타장기암이 없는 환자, 그리고 이전에 수술이나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등의 다른 치료 방법으로 암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고, 대조군은 양성 질환으로 수술 예정인 환자로 암 병력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본 연구는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부속 목동병원 임상시험심사위원회(승인번호: ECT12-10B-25)의 심의과정과 환자들에 대한 사전동의 절차를 거쳐 진행되었다.
실험군은 수술 전 마취 상태일 때와 수술 후 7일째 되는 날에 각각 말초정맥혈을 채혈하였고 대조군은 수술 전 마취 상태일 때에만 채혈을 하였다. 혈액을 채취할 때는 말초정맥관(angio-needle)을 삽입한 후에 상피세포의 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첫 5 mL는 버리고 추가로 10 mL의 정맥혈을 채취해 Ethylenediaminetetraacetic acid (EDTA) bottle에 보관하였다.
혈액을 상온에서 2,500 rpm으로 10분간 원심분리 한 후 혈청을 제거하고 buffy coat 층을 분리하여 통상의 방법대로 RNA를 추출하였다[10]. 분리한 RNA 1 μg을 reverse transcription 1×buffer, 5 mM MgCl2, 10 mM dNTP, 40 unit/μL recombinant RNasin ribonuclease inhibitor, 25 unit/μL AMV reverse transcriptase, 0.5 μg oligo dT 15 primer로 이루어진 Reverse Transcription System (Promega Corp., Madison, WI, USA)을 이용하여 42°C에서 15분, 95°C에서 5분, 4°C에서 5분간 정치하여 cDNA로 역전사시켰다. 혈중종양세포의 표지자인 CEA와 세포부착분자인 β1-integrin, 그리고 internal control인 β-actin에 대한 primer (Table 1)를 제작하여 PCR을 수행하였다. GoTaq DNA polymerase, 5×green GoTaq reaction buffer, dNTP mix (Promega Corp.)와 각각의 primer mixture, 증류수를 혼합하고 이어서 CEA는 4 μL, β1-integrin은 2.7 μL, β-actin은 1 μL의 cDNA를 혼합하여 PCR mixture를 만들었다. Primer의 증폭은 CEA는 95°C에서 5분간 변성시키고 이어서 95°C, 55°C, 72°C에서 각각 30초씩 35주기를 순환시킨 후, 마지막으로 72°C에서 5분간 정치하는 과정을 거쳤다. β1-integrin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각 primer pair가 혼합된 용액을 95°C에서 5분간 변성시키고 95°C, 57°C, 72°C에서 각각 1분씩 35주기의 순환과정을 거친 후, 마지막으로 72°C에서 5분간 정치함으로써 증폭하였다. β-actin은 95°C에서 5분간 변성시키고 95°C, 55°C, 72°C에서 각각 30초씩 35주기를 순환시킨 후, 72°C에서 5분간 정치하였다.
각 검체로부터 얻은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reverse transcription polymerase chain reaction, RT-PCR)에 대한 전기영동 결과로부터 CEA와 β1-integrin에 대한 발현 여부를 평가하였으며, 이들의 발현 정도를 간접적으로 정량화하기 위해 UN-SCAN-IT gel ver. 6.1 (Silk Scientific Inc., Orem, UT, USA)을 이용하여 전기영동 결과에서 관찰되는 밴드의 밀도를 측정하였다. 이들 결과를 환자들의 임상조직학적 특성과 비교 분석하였고, 환자군에 따른 CEA와 β1-integrin의 발현도 및 이들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하였다.
환자들의 임상 특성에 대한 분석은 기술적 통계 분석을 이용하였고 임상 특성에 따른 CEA와 β1-integrin의 양성도 비교는 Mann-Whitney test와 ANOVA test, chi-square test를 이용하였다. 실험군에서 수술 전후의 각 표지자에 대한 비교는 paired t-test와 chi-square test를 이용하였으며, 실험군과 대조군에서의 비교는 Student t-test와 chi-square test를 이용하였다. 또한 각 환자군에서 CEA와 β1-integrin 간의 양성도에 대한 상관성 분석은 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와 chi-square test를 이용하여 통계적 의미를 분석하였다. 분석에 사용한 프로그램은 SPSS ver. 16.0 (SPSS Inc., Chicago, IL, USA)이었으며, P값이 0.05 미만일 경우를 유의하다고 판정하였다.
결 과
실험군은 총 30명으로 남성 16명(53.3%), 여성 14명(46.7%)이었으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61.26±12.24세(범위, 34-86세)로 60세 미만인 환자가 16명(53.3%), 60세 이상인 환자가 14명(46.7%)이었다. 이들은 모두 대장암으로 근치적 절제술을 받았으며 수술 후 조직 병리학적으로 대장의 선암종으로 진단 받았다. 이들의 병변이 결장에 위치한 경우는 16명(53.3%), 직장에 위치한 경우는 14명(46.7%)이었고, 조직학적 병기는 1기가 7명(23.3%), 2기가 12명(40.0%)이었으며 3기는 11명(36.7%)이었다. 11명(36.7%)의 환자에서 림프절 전이가 있었으며, 혈관 침윤과 림프관 침윤이 관찰된 경우는 각각 5명(16.7%)과 9명(30.0%)이었다(Table 2).
대조군은 총 30명으로 남녀가 각각 18명(60.0%)과 12명(40.0%)이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56.17±10.45세(범위, 43-84세)로 60세 미만인 환자가 22명(73.3%), 60세 이상인 환자가 8명(26.7%)이었으며(Table 2), 연령 분포에 있어 실험군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P=0.088). 대조군은 양성 질환으로 수술을 시행 받았으며 치질 9명, 서혜부 탈장 7명, 치루 4명, 복벽 탈장이 3명이었고 충수돌기염과 직장 탈출증 및 게실염이 각각 2명씩 있었으며 하지 정맥류가 1명이었다.
실험군의 임상 병리학적 특성에 따른 CEA의 발현도를 분석한 결과, 발현 여부에 있어서 유의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전기영동 결과로부터 측정한 CEA에 대한 밴드의 밀도는 여성에서 유의하게 높았으며(P=0.034), 그 외의 인자에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3).
각 환자군에 따른 CEA의 발현도를 비교 분석하였다. 실험군은 25명의 환자에서 CEA가 양성으로 관찰되어 9명이 양성인 대조군에 비해 CEA에 대한 발현도가 유의하게 높았고(P=0.008), 밴드의 밀도에서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0.10±0.06 vs. 0.03±0.03; P<0.001) (Table 4, Fig. 1).
또한 실험군에서 수술 전후의 발현도를 비교한 결과, 수술 전의 양성도가 수술 후에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며(25명 vs. 13명; P=0.032), 밴드의 밀도도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0.10±0.06 vs. 0.03±0.04; P<0.001) (Table 4, Fig. 1).
실험군의 임상 병리학적 특성에 따른 β1-integrin의 발현도를 분석하였다. 환자들의 조직학적 병기가 높을수록 β1-integrin에 대한 양성도가 유의하게 높았으며(P=0.033) 그 외의 인자에 따른 유의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β1-integrin에 대한 밴드의 밀도에서도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Table 5).
실험군과 대조군에서 β1-integrin의 양성도를 비교한 결과, 실험군은 28명이 양성, 2명이 음성으로 8명이 양성, 22명이 음성인 대조군에 비해 β1-integrin에 대한 발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P<0.001). 밴드의 밀도를 측정한 값에서도 실험군 0.32±0.17, 대조군 0.07±0.08로 실험군에서 유의하게 높은 결과를 보였다(P<0.001) (Table 6, Fig. 2).
다음으로 실험군에서 β1-integrin에 대한 수술 전후의 결과를 비교하였다. 수술 전에 β1-integrin이 양성이었던 환자는 총 28명이었으며 이는 수술 후에 11명으로 감소하였다(P<0.001). 또한 β1-integrin의 밀도도 수술 전 0.32±0.17에서 수술 후 0.08±0.06로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P<0.001) (Table 6). 이러한 결과는 β1-integrin에 대한 전기영동 그림에서도 잘 관찰되고 있어 수술 전에 발현된 β1-integrin에 대한 밴드가 수술 후에 발현되지 않거나 발현된 경우에도 그 밀도가 매우 감소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Fig. 2).
β1-integrin과 혈중종양세포의 연관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각 환자 군에 따른 β1-integrin과 CEA에 대한 RT-PCR 결과를 분석하였다. 대조군의 경우 β1-integrin과 CEA가 모두 양성인 환자는 4명, 모두 음성인 환자는 17명으로 발현율에서 유의한 연관성은 보이지 않았다(P=0.149) (Table 7). 하지만 이들의 밀도에 대한 상관성 분석에서는 상관계수가 0.446으로 뚜렷한 양적 선형관계(moderate-positive correlation)를 나타내어 β1-integrin과 CEA의 발현 양상이 유의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P=0.014) (Fig. 3A).
실험군에서도 β1-integrin과 CEA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수술 전후에 따른 결과를 각각 분석하였다. 수술 전에 채취한 혈액에서 β1-integrin과 CEA가 모두 발현된 환자는 25명, 모두 발현되지 않은 환자는 2명으로 동일한 환자에서 이 두 가지 표지자가 발현되는 양상은 서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으며(P=0.001) (Table 7), 각 밴드의 밀도에 대한 결과에서도 β1-integrin과 CEA 간의 상관계수는 0.516으로 뚜렷한 양적 선형관계를 보여주었다(P=0.003) (Fig. 3B).
실험군의 수술 후 결과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 β1-integrin과 CEA의 발현도는 서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으며(P=0.001) (Table 7), 밀도에 대한 상관도 분석에서도 β1-integrin과 CEA 간의 상관계수는 0.935로 강한 양적 선형관계(high-positive correlation)를 나타내었다(P<0.001) (Fig. 3C).
고 찰
대장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진단 방법과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환자들의 치료 경과를 평가하고 예후를 예측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여러 표지자들을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으나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는 표지자는 매우 제한적으로 혈중 CEA의 검출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11,12]. 따라서 환자들의 생존율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전이와 재발을 예측하고 치료에 대한 반응도를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표지자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1869년 Ashworth [13]에 의해 혈중종양세포의 개념이 처음 소개된 이후 이에 대한 임상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혈중종양세포는 전이 과정의 초기에 생성되는 것으로 건강한 사람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으며[6] 다른 장기로의 원격전이뿐 아니라 원발 장기로 되돌아와 자가파종까지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2]. 혈중종양세포는 암을 진단하고 재발과 전이를 예측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치료에 대한 반응도를 평가하는 데도 이용될 수 있어, 혈중종양세포의 검출은 환자들의 예후를 예측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2,5]. 혈중종양세포에 대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이는 정상 대조군에 비해 대장암 환자에서 높게 발현되었으며[10,14] 조직학적 병기가 높을수록 발현도도 높아지는 양상을 보여주었다[10,15]. 또한 혈중종양세포가 발현된 환자에서 전이와 재발이 더 조기에 발생하였고[4,10,16]. 이들의 생존율도 함께 낮아지는 결과를 보고하였다[4,16,17]. Wong 등[18]의 연구에서는 혈중종양세포가 양성인 대장암 환자들 중 88%에서 수술 후에 혈중종양세포가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본 연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 혈중종양세포 표지자인 CEA가 대조군에 비해 대장암 환자에서 유의하게 높은 발현율을 보였으며 대장암 환자에서 수술 전의 발현도가 수술 후에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대장암에서 혈중종양세포의 분자학적 검출은 2005년 Smirnov 등[19]에 의해 처음 시도되었으며 이와 관련한 많은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대장암에서 혈중종양세포의 검출에 사용되는 표지자로는 CEA, cytokeratin 19 (CK19), CK20, epithelial cell adhesion molecule (EpCAM), human telomerase reverse transcriptase (hTERT) 등이 있으며 이 중 CEA가 가장 대표적이다[2,6]. 또한 혈중종양세포에 대한 다양한 검출 방법이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각 방법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7]. 이 중 CELLSEARCH System [7]은 EpCAM에 대한 면역 염색을 통해 혈중종양세포를 검출하는 반자동시스템으로 최근에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민감도가 높지 않고 EpCAM이 음성인 세포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며, 무엇보다 검체 하나당 800달러 정도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임상에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6,20]. 이에 본 연구에서는 다른 방법들에 비해 민감도가 높고 조작이 용이하며 비용이 저렴해 혈중종양세포의 검출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RT-PCR [2,7,10]을 검출 방법으로 채택하였다.
혈중종양세포는 1 g의 원발암에서 106개 정도의 세포가 매일 발생하여 혈중 내로 분비되며, 세포-기질간 상호작용(cell-matrix interaction)의 소실에 의해 유발되는 세포사멸 과정인 anoikis에 대한 저항성을 획득함으로써 혈중 내에서 살아남게 된다[2,21]. 하지만 혈액 내에서 실제로 측정되는 혈중종양세포의 빈도는 105-107개의 단핵세포 당 하나 꼴로 매우 낮으며[7], 이는 전단력(shear force)으로 인해 많은 양의 종양세포가 소멸하는데 기인한다[2]. 결국 생성 24시간 후에 0.1% 미만의 세포만이 살아남게 되고 실제로 전이를 유발하는데 관여하는 혈중종양세포는 0.01% 미만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1]. 혈중종양세포를 검출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처럼 그 양이 매우 적고 검출방법도 정립되지 않아 이를 효과적으로 검출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따라서 CEA보다 검출률이 높으면서 혈중종양세포의 존재를 반영하는 동시에 대장암의 전이과정에 관여하여 이들 환자에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표지자를 개발하는 것은 임상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시도가 될 수 있다.
혈중종양세포는 tissue inhibitor of metalloproteinase 1 (TIMP-1), carbonic anhydrase IX (CAIX),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 등의 인자와 연관성이 보고되기도 하였으나[22,23], 전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세포-기질간 상호작용 단계에 관여하는 물질에 대한 연구가 중요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대표적인 물질 중의 하나가 integrin이다. Integrin은 세포와 세포외기질간의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이형이량체 세포 표면 수용체(heterodimeric cell surface receptor)로 glycoprotein family에 속한다. 18개의 α-subunit과 8개의 β-subunit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로 다른 결합을 통해 24개의 이형이량체를 형성한다[8,24]. 대부분의 정상 조직에서는 매우 적은 양의 integrin이 발현되며 종양세포에서 발현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한다[8,24]. Integrin은 부착 기능을 갖고 있어 종양세포가 이동할 때 표적 장기로 견인하는 역할을 하며, 부착이 일어나면 기저막 분해를 촉진하여 종양세포의 침습을 용이하게 하는 동시에 focal adhesion kinase (FAK)나 src family kinase (SFK) pathway 등과 같은 다양한 조절 신호의 전달을 통해 세포의 이동과 침습을 더욱 촉진시키게 된다[8,9,25]. 또한 integrin은 세포의 형태를 유지하고 생존과 증식을 유도하며 유전자 전사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5]. 최근에는 이러한 사실들에 근거해 integrin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의 개발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Integrin에 대한 길항제를 투여하여 종양세포의 이동과 침습을 억제함으로써 암의 성장과 전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몇 논문에서 integrin을 차단함으로써 종양의 성장이 억제되는 효과를 보고하였다[9,26,27]. 인체 유방암 세포주를 이용한 연구에서 α5β1-integrin에 대한 단클론항체가 종양세포의 성장을 억제하였으며[28], 대장암의 간전이를 유발한 마우스 모델에서도 α5β1-integrin에 대한 단클론항체와 fluorouracil을 병합 투여하였을 때 fluorouracil만 투여한 경우에 비해 원발암과 간 전이 병변의 크기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29].
Integrin에 의한 세포-기질간 상호작용은 다른 세포부착분자들에 비해 기관 특이적으로[2,8] β1-integrin은 대장암에서 발현이 증가되며[30-32] 특히 전이성 대장암과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다[33,34]. β1-Integrin은 서로 다른 α-subunit과 결합하여 대장암을 비롯한 여러 암에서 종양세포의 성장과 생존, 침습, 전이를 유발하게 된다[25,30,35]. Yang 등[36]의 연구에 따르면 α5β1-integrin은 정상 환자에 비해 대장암 환자에서 높게 발현됐으며, 암의 분화도가 낮고 조직학적 병기가 높을수록 발현도가 높게 관찰되었다. 또한 α5β1-integrin의 발현도가 높은 환자에서 5년 생존율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36].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Bartolome 등[37]의 연구에서도 α2β1-integrin의 활성화가 대장암의 간전이를 유발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기존의 여러 논문들에 따르면 β1-integrin은 대장암의 진행 정도와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어 결국 환자들의 예후를 악화시키는 인자로 평가되고 있다[8,9,31]. 일부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의 혈액 외에 림프절이나 골수, 복수 등에서도 종양세포를 검출하려는 노력을 하였고 이들 결과는 환자들의 예후와 유의한 연관성을 보여 주었다[2,38-40]. Wong 등[18,38]의 연구에서는 조직병리학적으로 림프절 전이가 없는 대장암 환자에서도 혈액과 림프절의 분자학적 검사에서 종양세포가 검출되었으며 이들에서 전이가 더 많이 발생하여 생존율이 낮아지는 결과를 관찰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양성질환 환자들에 비해 대장암 환자에서 β1-integrin이 높게 발현되었으며(26.7% vs. 93.3%), 대장암 환자에서 병기가 높을수록 발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림프절 전이와 혈관 침윤, 림프관 침윤이 있는 경우에도 β1-integrin의 발현율이 높은 양상을 보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또한 대장암 환자에서 수술 전후의 발현도를 비교한 결과, 수술 전의 발현도가 수술 후에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보여 체내에 종양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함에 따라 β1-integrin의 양도 유의하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대장암 환자에서 β1-integrin의 발현도는 93.3%로 CEA의 발현도인 73.3%보다 높았고, β1-integrin과 CEA의 연관성에 대한 분석에서는 대장암 환자와 양성 질환 환자 모두에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하지만 종양세포에 특이적인 CEA와 달리 β1-integrin은 적은 양이긴 하지만 내피세포, 상피세포, 백혈구, 혈소판 등의 정상세포에서도 발현되며[8], β1-integrin의 RNA를 buffy coat 층에서만 채취하였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나타난 두 표지자간의 연관성이 실제로 β1-integrin이 혈중종양세포의 존재를 반영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단정짓기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가 좀 더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혈액 외에 종양조직이나 림프절 등을 이용한 추가적인 연구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환자-대조군 연구로 연구 결과를 임상적으로 적용하는데 있어 활용도가 높고, β1-integrin과 혈중종양세포와의 연관성에 대해 보고한 논문이 없는 실정에서 본 연구를 통해 두 표지자간에 유의한 결과를 도출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또한 RT-PCR을 이용해서 β1-integrin의 발현도를 측정하는 것은 간단하고 비침습적이며 비용도 저렴한 방법으로 CT나 MRI와 같은 영상의학 검사나 조직학적 검사보다 조기에 미세전이를 예측할 수 있어 대장암 환자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기에 유용하리라고 생각한다. 본 연구는 대장암 환자를 추적관찰할 때 β1-integrin이 과발현되는 환자를 선별하여 이들에서 재발과 전이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단기추적관찰을 하고, 치료계획을 세울 때도 다른 환자들보다 좀 더 집중적인 치료를 시행 받을 수 있도록 치료 방침을 정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수술 후 경과와 치료에 대한 반응도를 감시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더 나아가 β1-integrin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방법의 모색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β1-Integrin 발현도는 대장암 환자에서 높았고 이는 수술 후에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또한 혈중종양세포의 표지자인 CEA의 발현도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결국 β1-integrin은 수술 후 경과와 예후를 예측하고 미세전이를 조기에 진단 하는데 있어 혈중종양세포와 함께 대장암 환자에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표지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