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wha Medical Journal
Ewha Womans University School Medicine
Original Article

의과대학 학생의 의예과 교육과정에 대한 인식에 관한 질적 연구

김정아, 이화영2, 박영미3, 이희정
Claire Junga Kim, Hwa Young Lee2, Young Mi Park3, Hee Jung Yi
Corresponding author Hee Jung Yi Department of Medical Education, Ewha Womans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25 Magokdong-ro 2-gil, Gangseo-gu, Seoul 07804, Korea Tel: 82-2-6986-6257, Fax: 82-2-6986-7021 E-mail: yjh401@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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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Oct 10, 2019; Revised: Dec 03, 2019; Accepted: Dec 10, 2019

Published Online: Jan 31, 2020

Abstract

Objectives

A Womans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faces curriculum reform in 2020. To determine what reforms are needed in the premedical curriculum, a needs assessment was conducted.

Methods

This study utilizes qualitative study method. A focus group interview was conducted with four students who completed premedical courses from November to December 2018. Interviews were conducted in two groups by grade level, and each interview was recorded. After transcribing the recorded contents, four researchers analyzed the data using conventional content analysis.

Results

Students chose A Womans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considering their future careers as female medical professionals and other considerations such as scholarships. The students expected diverse experiences, exchanges with students in different departments, and fusion of medicine with other fields during their premedical years. Overall, these expectations were met during the course, but individual needs for customized education, such as liberal arts, were unmet. In general, students’ attitudes toward premedical courses were very motivated and they actively used resources provided by the university.

Conclusion

Qualitative research can provide a better understanding of quantitative data, such as a student survey performed to prepare for curriculum reform. Based on this understanding, the curriculum will be reformed to reflect the educational needs of students, to motivate students and to provide satisfactory education.

Keywords: Students, premedical; Program evaluation; Needs assessment; Qualitative research; Education, medical

서 론

의예과 교육과정은 의과대학 학생이 의학과에 진입하여 본격적인 의학교육을 받기에 앞서 의사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자질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한 과정이다. A 여자대학교 의과대학은 2004년 의과대학 학부 신입생을 마지막으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였으며, 2015년부터는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의과대학으로 다시 전환, 개편한 교육과정을 제공하였다. 2018년은 개편 교육과정을 적용한지 4년째로 개편 교육과정의 첫 번째 학습자들이 의학과에서 학습을 진행 중인 동시에, A 여자대학교 교양 교육과정이 2020년 개편을 앞두고 평가, 수정 작업을 시작할 시기였다. 따라서 교육과정 평가에 대한 대내외적 요구가 형성되었다.

교육과정 개편을 위해서는 요구 사정을 포함한 전반적인 교육과정 평가가 필수적이다[1,2]. 이 중, 요구 사정을 통해 학습자의 필요 및 수준에 맞는 교육을 시행하는 동시에, 학습자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3]. 요구 사정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의예과에 들어오기 전에 미리 가지고 있던 의예과 교육과정에 대한 요구를 파악하고 이들의 요구가 교육과정 중 충족되었는지 여부, 그리고 교수자가 의도하거나 미처 의도하거나 계획하지 못했던 교육에서의 긍정적, 부정적 효과 등이 발생했는지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많은 의과대학들에서 교육과정을 개편하였고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개편 사례를 다룬 논문들도 대부분의 경우 학생의 의견을 다루지 않거나[4], 다루더라도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한 결과가 많아 교육과정에 대한 학생의 인식을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의예과 교육과정에 대한 논문들은 각 학교들이 도입한 의예과 교육과정과 그 구성의 근거에 대한 소개에 그치고 있으며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한 요구 사정을 구조적으로 다루고 있지 못하다[5-8]. Yoon 등[7]의 연구에서 교수와 의예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과 워크숍, 포커스그룹을 통해 도출된 개념들을 제시하긴 하였으나, 교수와 학생의 의견은 구분되지 않은 채 제시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의예과 교육과정에 대한 의과대학 학생들의 요구 및 인식을 심도 깊게 알아보기 위하여 질적 연구의 방식을 선정하여, 의과대학 학생들의 입학 전 의예과 교육과정에 대한 기대 및 요구와 그 충족 여부를 파악하였다. 특히 본과에 진입 후의 인식변화를 함께 알아보기 위하여 의과대학 의학과 재학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예과에 대한 후향적 인식을 탐색하였다.

질적 연구의 방식은 현상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파악함으로써, 기존의 고정된 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정 주제에 대한 깊은 인식을 가능케 하는 연구방법이다[9,10]. 교육 분야에 있어서도 교육과정의 평가나 요구 사정[11-13], 교육프로그램 참여자의 인식변화[14], 의학 분야에서는 전문직업성 등이나[15,16], 학생인턴 참여프로그램 경험[17]에 대해 활용된 바 있으나, 의예과의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평가와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사용된 경우는 없었다. 따라서 개편된 예과 교육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경험을 통하여 A 여자의과대학의 새로 개편된 교육과정에 대한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고 학생들의 의예과 교육과정에 대한 요구를 질적 연구의 방법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방 법

이 연구는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통한 질적 연구 방식으로 2018년 11월부터 12월 사이에 진행되었다. 의예과에 대한 입학 당시와 예과 재학 중, 수료 후 형성된 인식을 함께 알아보기 위하여 의예과 과정을 수료 후 본과에 재학중인 본과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각 학년 대표를 통하여 연구 취지를 설명 후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였으며, 각 학년별로 두 명씩 총 네 명의 학생이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하였다. 기관윤리위원회의 승인(EUMC 2018-06-031-004)을 받은 동의서를 활용하여 사전동의를 받은 후,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학년별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포커스그룹 인터뷰는 특정한 주제에 대해 연구 참여자들 사이의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구조화된 집단면담으로 최근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주어진 관심사에 대해 주의 깊게 계획된 토의를 할 수 있다[18,19]. 두 개의 포커스그룹을 대상으로 각 그룹별 한차례의 인터뷰를 시행하였으며 인터뷰는 약 45분에서 50분 동안 시행되었다. 본과학생의 성적 평가에 관련이 없는 한 명의 인터뷰어에 의하여 반 구조화된 포커스그룹 인터뷰 형태로 진행이 되었다. 연구하고자 하는 각 부분에 대한 적절한 몇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개발한 질문지를 토대로 진행하면서도 인터뷰 중의 새로운 주제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토론할 수 있도록 반구조화된 기법으로 시행되었다. 학생들의 동의를 얻어 인터뷰는 녹음되었고 모든 자료는 개인정보를 파악할 수 없는 형태로 저장되었다.

결 과

1. 데이터 분석

전사된 포커스그룹 인터뷰 내용에 전통적 내용분석을 논문의 저자인 네 명의 연구자가 수행하였다. 전통적 내용분석은 현상을 묘사하는 데에 많이 쓰이며 특히 기존의 연구결과나 구조화된 이론이 없는 현상을 연구자가 새로이 이해하고자 할 때 활용된다[20]. 의예과 일반에 대한 단상 이외에는 구조화된 이론이 없고, 특히 여자의과대학의 의예과라는 특수한 환경에 적용되는 이론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여 연구자들은 전통적 내용 분석을 통해 주제와 하위주제를 도출해 내었다. 다음과 같이 대략 네 가지 범주에 대한 의견이 관찰되었다. A여자대학교 의과대학에 지원하고 진학한 동기, 의예과 교육과정에 대한 기대와 목표, 본인이 경험한 의예과 교육과정에 대한 후향적 평가, 의예과 생활 일반에 대한 인식과 태도이다. 각각의 범주 아래 주제와 하위주제들이 분류되었고, 이는 대표성이 있는 자료는 아니지만 의예과 학생들의 삶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그려질 수 있는지 경험적 정보를 제공한다(/ 표시는 불필요한 내용이나 구체적 신원이 밝혀질 수 있는 내용의 중략을 표기하였다).

2. 범주 1. A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진학동기

의예과 학생들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갖는 부정적인 인식은 학습능력은 뛰어나지만 진학동기가 성적에 의해 결정되어 학습의욕이 떨어진다는 것이다[21]. 본 연구에서는 의과대학 진학동기와 의과대학 중 특별히 A여자대학교 의과대학을 선택지로 놓았을 때 고려했던 사항이 드러났다. 의예과 신입생에 대한 일반적 의견과 달리 학생들은 여성 전문직으로서의 가능성, 의료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려하여 의과대학을 선택한 것으로 보였으며 장학금이나 학교와 병원의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A여자대학교를 선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주제 1. 의과대학 진학 동기

“대한민국 여성이 미래에 조금, 제가 조금 독립성을 가지고 살려면 전문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딱 들어서 의대를 썼고” (A)

“아버지가 의사셔서 많이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C)

“부모님께서 이 시대에 이 사회에서 여자로서 능력을 인정받고 살 수 있는 길이 전문직인데 제가 타고난 성향 자체가 이과스럽다 보니까, 전문직 중에서 이과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제일 대표적인게 의사라서” (D)

2) 주제 2. A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진학 동기

“그 중에서도 A 의대를 쓴 거는 사실 6년 장학금이나 그리고 A라는 이름 때문에” (A)

“어머니가 또 의학과는 아니지만 저희 학교 출신이라 많이 추천을 해 주셨고” (C)

“A의대는 병원도 새로 지어지고 또 위에 친구의 약간 친구의 좋은… 잘 다니고 있다는 얘기가 좋았어서 그래서 A의대를 썼어요.” (B)

“그 중에서도 학교가 원하는 인재상과 좀 제가 쓸 수 있는 조건들이 맞다고 생각되는 전형들이 있거든요. /A의대 같은 경우에는 제가 카드로 제시할 수 있는 조건들이 굉장히 맞아 떨어지는 편이었어요.” (C)

3. 범주 2. 의예과 교육과정에 대한 기대와 목표

의예과 교육과정의 교육목표를 구체적으로 나열하지 못하지만 의사의 다양한 역할과 책무성에 대한 인식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예과 교육과정에 대한 기대와 목표는 다양한 경험과 타과 학생과의 교류, 타 분야를 경험하여 추후 융합하고자 하는 욕구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대 중 일부는 학생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졌으나 교양교과에 대한 수요 등은 모두 충족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 주제 1. 의예과 교육목표의 인지

“그 전에 수업시간에 본 것 같긴 한데 기억이 잘 안나요.” (C)

“사회에 공헌하는 의사? 연구자? 같은 것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C, D)

2) 주제 2. 의예과 교육과정에 대해 개인이 설정한 기대와 목표

(1) 하위주제 1. 다양한 경험: 교환학생, 언어 등

“저는 그냥, 예과가 그런 의미로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본과 때는 못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많이 하고 싶었고” (C)

“입학 전에는 뭘 배우는지 아예 모르니까 기대하고 그런 거는 따로 없었고, 그런데 동기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게 교환학생 얘기는 해요.” (A)

“본과 때는 못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많이 하고 싶었고” (C)

“(프로젝트 선발되어 방학 때 2주) 영국을 가서 제가 보건복지부 분들 만나고 그리고 병원도 가고/ NHS분들 만나고 그리고 병원, 디자이너들, 디자인 학교, 회사 막 이렇게 만났는데,/ 예과 때는 해외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뭔가 의미도 있고” (B)

“저는 의대를 처음에 들어올 때 굉장히 해외 의료봉사 쪽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실제 들어와서 봉사를 많이 하긴 했는데, 해외봉사는 많이 못해봐서…/ 기회 자체가 A 학당 자체가 종교적인 재단인데 저는 일단 종교가 없고 약간 봉사를 할 때 종교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봉사를 하는 것 보다는 나의 사명감과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해서 봉사를 하고 싶었는데” (C)

(2) 하위 주제 2. 타 분야/타과 경험 및 다양한 교양 교과 선택에 대한 수요

“견문 넓히는 수업 같은 걸 조금 더 들으면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게 특히 A 의대가 종합대학이라, 다른 과 사람들이랑 교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좀 더 트이는 게 많고… 어린 마음에 그래도 좀 나는 잘났어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는데, (교양 수업 등으로 타과 학생들과) 팀플이나 이런 걸 한번 하고 나면 아! 세상에 정말 대단한 사람들 많구나… 그래서 저는 다른 과 학생들을 만나는 동아리 활동을 하려고 했고 했던 게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A)

“의학을 공부해서 다른 분야랑 접목을 해서 공학이랑 이런 거랑 접목을 해서 약간 유학을 가서 좀 더 공부를 한다든지 아니면 창업 이런 거에 좀 관심이 있어서/ 좀 다른 분야랑 통합시켜서 할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B)

“본교에서 실제로 열리는 교양과목들이나 그런 것들을 제가 먼저 듣고 그 다음에 원하는 걸 모두 듣기에는 학점이 너무 모자랐던 것 같아요.” (C)

“심지어 (교양교과목을) 계절학기로 듣는 의지가 넘는 사람들도 있는 거 같더라구요” (D)

“왜냐하면 다른 학과 사람들이랑 교류를 할 기회가 본과에 오면 훨씬 더 적어지는데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이랑 만날 수 있는 기회나 아니면 본교의 학풍이 어떤지 알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예과 때 밖엔 없다고 생각이 되거든요” (D)

“저는 주변에 의과대학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예과 2학년 2학기 때부터 본과에서 배우는 전공과목을 미리 땡겨서 배우는 학교들이 몇 개가 있잖아요./ 앞으로 엄청 오랫동안 의사생활을 할건데/ 뭐하러 굳이 더 일찍 시작을 하나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구요 그거에 대해서는 의견이 반반 정도 나뉘는 것 같아요.” (C)

4. 범주 3. 본인이 경험한 의예과 교육과정에 대한 후향적 평가

의과학 전공교과는 전반적으로 본과와의 연계성이 있고 필요하다고 평가하나 일부 교과목의 내용 중에는 본과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있었으며, 생물 및 화학에만 중점을 둔 의과학 전공교과가 융합이라는 목표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의사소통과 의료인문학 교과목은 의예과에서 제공되는 시기와 방식에 대하여 동의하였고, 연구역량을 위한 교과목의 적합한 시기로 의학과를 꼽기도 하였다.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계기로서 팀 활동 전공 교과목, 팀리더십프로젝트에 대하여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평가가 있었으나 교과목의 학습목표 중 하나인 팀 안에서의 협동활동에 대한 후향적 평가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 외에 A 여자대학교 정체성과 연관된 기독교, 여성학에 관한 대체적으로 열린 평가들이 있었으며 특히 기독교 연관 수업의 경우, 수업의 내용 자체보다는 전달되는 방식에 따라 학생들의 수용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주제 1. 의과학 전공교과

(1) 하위 주제 1. 본과와의 연계성

“그때는 다들 필요 없다고 그래서 안 했는데요 저는, 근데 지금 와보니까/ 내용이 거의 비슷한 거예요. 그래서 그때 공부를 했으면 본과 때 좀 수월했겠다” (B)

“유기화학을 조금 뺏으면 좋겠는게/ 지금까지는 크게 관련 있는 과목이 없는 것 같아요.” (B)

(2) 하위주제 2. 융합-전공에 대한 요구

“생명과학이나 이런 쪽으로 전공 필수나 이런 부분들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뭔가 되게 융합적인 인재를 키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미래에 공학이 굉장히 중요한데, 사실 관련된 과목으로 들은 건 기억 나는 게 의료 물리학 정도밖에 없었거든요.” (C)

“실제로 다양하게 들어온 학생들 중에서 이과로 들어온 학생들은 수학을 굉장히 열심히 해서 들어온 학생들인데/ 막상 들어와가지고 하는 게 너무 스펙트럼이 너무 화학과 생명과 임상 쪽으로 너무 몰려있다 보니까 그게 좀 아쉬웠어요.” (D)

2) 주제 2. 의사소통, 의료인문학 교과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나 비판적 의사소통 이런 수업, 저는 그런 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글 쓰고, 논리적으로 토론하고. 그땐 그냥 재미있게만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와보니까 약간 예과생들이 들어야 하는 수업 같은 느낌이 들어요.” (A)

“다른 학교는 그냥 인문학 책 던져주고 그냥 읽으라고. 근데 그것 보다는 좀 더 교수자 아래서 활동을 하고 저희에게 피드백을 주는 전문가 분들이 계시는 게” (A)

“의료적으로 논쟁되는 부분들을 그때 많이 다뤘어서 의미 있었어요. 근데 그것도 본과 올라와서 하기에는 약간 힘들고 지치고 그러니까 예과 때 그런 부분이 좀 더 많아지면 좋을 것 같긴 해요. 생각하는 거? 가치관? (B)

“(본과 교과목) ICM이나 그런 것 배울 때 종종 생각이 나고” (A)

3) 주제 3. 연구역량 교과목

“(연구 역량 개발 교과목의 시기로) 본과가 낫다는 생각이 드는게 연구에 흥미가 있어도 내가 이거에 대해 알아봐야겠다 하는 주제를 구체화 하려면 그거에 대해 아는 게 있어야 하잖아요/ 환자분들 데이터를 가지고 그 같이 가신 교수님께서 논문을 한 번 써봐라 하셔서 윗학년 선배님이랑 같이 어떻게 해보긴 하는데 사실 되게 어렵더라구요.” (C)

“본과에서 하는게 좀 더 나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 예과때는 정말 제가 생각해도 예과때의 저는 아는 게 정말 없었거든요.” (D)

4) 주제 4. 진로 및 팀 활동

“(팀리더십프로젝트 교과목에서) 저희는 로펌을 갔다 왔었는데 저는 아직도 약간 의대 나와서 다른 거 하는 분들의 삶이 사실, 많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대한민국 90% 이상 임상하고 그래서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A)

“팀리더십프로젝트가 제가 원하는 걸 주제로 활동을 해볼 수 있는 거잖아요? 디지털 헬스케어에 관심이 좀 있어서/ 팀을 짜서 이걸 했었어요./ 저희 학교가 좋은 게 약간 학생들 활동에 도움을 주는 그런 제도들이 많아서 약간 지원금을 받았어요./ 마음 맞는 애들끼리 모여서 그거를 탐구하고 조사하고 어떤 결과물을 내는 게 굉장히 좋았던 것 같아요.” (B)

“(팀리더십프로젝트 교과목을 통해 진로를 접한 결과, 느낀 것은) 확실히 좀 더 넓은 사고를 가지고 있으니까 임상의사 말고도 할 거 많고” (A)

“(팀리더십프로젝트 교과목에서) 환우회 같은 곳에서 인터뷰하고 그랬었는데 그렇게 예과 때는/ 병원이나 현실과는 동떨어진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었는데 활동을 하면서 병원은 진짜 이런 곳이구나/ 환자들과 실제 이렇게 교류를 하는구나 하는 걸 많이 느꼈었거든요”. (D)

5) 주제 5. A 정신 관련 교과

(1) 하위주제 1. 기독교 교육과정에 대한 개방성

“종교 수업이 가진 좀, 묘한 문제점 같은 건데 생명과 종교나 의료와 선교 이런거 다 저는 종교랑… 종교를 강조하지 않아도 수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거를 교수자가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저희가 기독교와 세계 수업을 들었을 때 그것도 본교 내에서 굉장히 논란이 많은 수업이기는 한데/ 사실 서양의 역사가 전부 기독교의 역사잖아요, 그래서 진짜 역사수업 듣듯이 들었거든요” (A)

“저는 채플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이 학교를 다닌다는 정체성을 키워주는 데 중요하게 작용을 한다고” (C)

“종교적인 쪽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기독교를 근간으로 해서 이 학교를 세웠을 때 여성의 진취적인 리더십을 중시하고 기독교와 세계(교과목)에서도/ 바르게 사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종교적인 삶이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 그런 의미로 채플이나 다른 기독교적인 사항들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D)

(2) 하위주제 2. 여성학에 대한 우호적 태도

“저는 여성학 수업을 들었던 동기에게 이러이러한 걸 배웠다고 하는 걸 전해 듣고 아 감명 깊다 하지만 저는 들어본 적은 없어서, 기회가 많아지면 확실히 좋을 것 같기는 해요.“ (C)

“나눔 리더쉽이라는 과목이 있는데/ (담당 교수님이) 여성학 교수님이셨어요. 그래서 수업 자체가 여성학과 관련한 내용이 많았었는데, 그때도 많이 배웠던 것 같구요.” (D)

5. 범주 4. 의예과 생활 일반에 대한 인식과 태도

의예과 교과, 비교과 생활에 임하는 응답자들의 태도는 전반적으로 매우 의욕적이었다. 반드시 그 의욕의 대상이 교과활동에 한정되지는 않았으며 취미나 사교, 여러 경험을 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정보와 진흥이 요구되고 있었다. 또한 A 여자대학교 본교 자원에 대한 활용에도 적극적이었는데 관심이 있는 수업에 대해 최대 수강학점 제한이나 시간의 제한이 있는 경우 계절학기나 청강을 이용하기도 하였으며 기업의 대외활동 또한 활용하는 학생이 있었다. 많은 경우 학생들은 타과 학생들처럼 취업을 위하여 경력관리 필요가 없으므로 이러한 적극성은 내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에 대외활동에 신청을 해서 프로젝트를 제안해서 한다든지 그런 것도 했었고,/ 지금은 조금 그런 진취적인, 진취성이 너무 떨어지긴 했어요(웃음) 왜냐하면 너무 힘들어서,” (B)

“시간이 부족해서 저는 지난 여름(본과1학년) 계절학기 때 여성학은 청강 잘 안 받아주시고 그리고 인기 과목이기도 해서 계절학기 때 그걸 들었어요.” (A)

“학교 안에서는 그 수업을 청강해서 약간 그 기업가 정신이라고/ A 대학의 종합대학의 장점이 타, 제가 관심이 있는 수업에 좋은 교수님들이 있고,/ 자기가 듣고 싶은 수업을 그렇게 들을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은 장점인 것 같아요.” (B)

“저 같은 경우는 예과 때는 공부는 정말 담 쌓고 지냈구요, 근데 대신에 저도 천성적으로 사람 만나는 걸 굉장히 좋아해서 제가 맞는 취미를 찾고 제가 평생 가지고 갈 수 있는 그런 취미를 찾고 저랑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을 많이 만나고 그러는 게 제 목표였거든요.” (D)

“생산적인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서/ 뭔가 의대의 교육과정 속에서 이루어졌다기 보다는 A라는 본교 캠퍼스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그런걸 많이 얻고, 그러니까 본교라는 게 자산이 되게 크다고 해야 하나? 그랬던 것 같아요.” (C)

고 찰

요구 사정을 통하여 교육프로그램은 기획되고 개선될 수 있다. A 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의 경우처럼 일정 시기 동안 교육프로그램이 제공된 이후 이에 대한 평가와 그들의 충족되거나 충족되지 않은 교육 필요를 조사하는 것은 앞으로 해당 교육프로그램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줄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특히 의예과 교육의 맥락이 의학과 교육의 맥락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한 본 요구 사정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물론 총 네 명의 학생들이 의예과 학생들 전체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현상의 일반화보다는 개인의 경험을 통한 인식을 알아보는데 초점을 맞추는 질적 연구의 특성상 양적연구에 비하여 적은 수의 참여자를 통해서도 연구가 진행될 수 있으며, 그 연구결과 또한 개인의 경험적 문맥에서 해석되어 의미를 가질 수 있다[22]. 또한 본 연구와 별개로 교육과정 개편을 앞두고 의예과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나 간담회 등이 실제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염두에 둘 때, 질적 연구는 이렇게 모인 양적 자료의 맥락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전체 기본의학교육의 목표, 전문가 의견 등과 더불어 분석하는 경우, 학습자를 통해 얻은 질적 자료는 단순한 선호만이 아닌 마땅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교육 요구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의예과 학습자들의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반적으로 의예과 교육과정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었으며 교과과정의 구성이나 방법론, 질에 대하여 동의하거나 만족하지만 교과과정에 관한 개인 선택권이나 맞춤형 교육에 관해서는 충족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특별히 학생들은 A 여자대학교라는 전체 교육 자원에 만족하며 의예과라는 한정된 시간 동안 이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위해서 교양교과목의 선택권의 증대나 A 여자대학교가 제공하는 다양한 교과 및 비교과 활동에 대한 기회의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전공교과목에서도 융합적 역량의 기초를 위한 선택권이 증대되기를 원하는 미충족 요구가 관찰되었다. 둘째, 기존에 알려진 의예과 학생들에 대한 전반적 인식인 동기가 결여된 수동적 학습자의 모습보다 훨씬 적극적인 모습이 관찰되었으며 이는 적절한 교육적 자극을 통해 학생들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함의를 갖는다. 게다가 학생들은 의과대학 선택 및 A 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선택 모두에서 여성으로서 전문성 개발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숙고를 거친 선택을 한 양상을 보였다. 이는 15여 년 전 같은 대학에서 실시된 신입생 대상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였으므로 이는 A 여자대학교 신입생의 지속되는 특징일 가능성이 있다[23]. 따라서 의예과 학습자들의 학업동기를 파악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자극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질적 연구 인터뷰에 자원한 학생들의 적극적 성향이 전체 학생을 대변하지 않고 편향되어 있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의예과 학생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 인식 또한 일부 남학생 위주의 묘사라 A 여자대학교 사례에는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나 의예과 개편 이전, 의예과 교육과정의 많은 부분이 관리되지 않던 몇몇 의과대학의 학습자 묘사로 편향된 평가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요구 사정은 교육과정 평가의 중요한 축으로 전문가 자문, 의학교육에 대한 문헌적 고찰, 미래 환경변화에 대한 고찰 등과 함께 분석하여 궁극적으로 의사결정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결과 또한 2020년 A 여자대학교 교양 교과과정 개편 시기에 맞춰 의예과 교과과정 개편을 준비하는 데에 활용되었다. 의예과 간담회, 각 교과목의 강의평가, 재학생 대상 설문조사 등의 자료와 함께 분석하였을 때 본 연구에서 나타난 교양을 포함한 과목 선택권의 증대나 다양한 융합 역량의 확보가 학생들의 일관된 요구임이 드러났기 때문에 이에 맞춰 전공필수 교과의 축소, 전공선택 교과목의 다양화, 교양 교과 선택권 및 타과와의 교류 가능성 증대, 컴퓨팅과 수리적 사고와 같은 공학 분야 융합 기회 제공 등의 방향으로 교과과정 개편안을 마련하였다. 또한 기존에 학생들이 교육 목적이나 교육 시기에 동의한 교과과정은 유지하며 교육내용이나 방법론에 대한 발전을 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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