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성 뇌종양 치료를 위한 뇌정위 방사선 수술” 종설을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1]. 이에 대한 생각을 아래와 같이 덧붙입니다.
뇌정위 방사선 수술
뇌정위 방사선 수술은 고선량의 방사선을 환자의 두개강 내 특정 위치에 집중적으로 조사하여 목표 조직을 파괴 혹은 변형을 일으키는 치료방법입니다. 뇌수막종, 신경초종, 뇌하수체 종양 같은 양성 원발성 뇌종양, 악성 신경교종, 수모세포종 같은 악성 원발성 뇌종양, 전이성 뇌종양 등의 뇌종양 치료뿐만 아니라, 뇌혈관 질환, 기능성 뇌질환 등의 다양한 질환에 뇌정위 방사선 수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수술 후 남아 있는 병변에 이용하기도 하고, 혹은 수술하지 않고 처음부터 뇌정위 방사선 수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원발성 뇌종양이나 뇌혈관 질환 같은 경우, 신경외과 의사 고유의 영역으로 질환의 치료의 방침이나 과정에 대해 거의 전적으로 책임지게 되는 반면 전이성 뇌종양은 해당 원발암의 전공 의사, 방사선 종양학과 의사와 긴밀한 의사소통을 통해 환자의 장기적 치료 목표를 공유하고, 환자의 삶의 질 등을 고려하여 치료방침을 결정, 참여하게 됩니다. 따라서 비교적 뇌정위 방사선 수술을 이용한 치료에 익숙한 신경외과 의사 외 의료진들도 전이성 뇌종양의 치료방침에 대해 이해하고, 뇌정위 방사선 수술 같은 특수한 분야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종설은 그 필요를 잘 충족시켰습니다. 물론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뇌전이 환자의 좋은 예후를 위해서는 전이성 뇌종양의 국소적 조절뿐만 아니라 환자의 기능적 활동상태, 나이, 원발암의 조절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그 어떤 질환의 상황보다도 다양한 분야의 의료진과 환자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질환의 상태와 장기 치료 목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전이성 뇌종양의 치료와 뇌정위 방사선 수술의 유용성
전이성 뇌종양은 두개강 내 발생하는 흔한 악성 종양으로, 전반적으로 생존 중앙값은 6개월, 1년 및 2년 생존율은 각각 8.3%, 1.4%로 알려져 있습니다[2]. 최근에는 면역 요법의 발달로, 특정 암종에서 뇌전이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단일 병소이거나 즉각적 두개 내 압력의 감압이 필요한 환자에서 개두술로 종양절제술을 시행하고, 그 이외 다발성 전이성 뇌종양에서는 전뇌 방사선 치료를 표준 치료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입니다. 하지만 전뇌 방사선 치료의 여러 한계가 잘 알려져 있고[3,4], 이 가운데 인지기능 저하가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뇌정위 방사선 수술을 시행하는데, 전이성 뇌종양 치료를 위한 뇌정위 방사선 수술에 대한 정보를 잘 전달한 본 종설이 매우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최근 대한민국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Park 등[5]의 연구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7년 사이 새로 진단된 뇌전이 환자는 135,740명이 확인되었고, 1년 전체 생존율은 뇌정위 방사선 수술이 전뇌 방사선 치료보다 유의하게 더 높았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46.4% vs. 38.8%, P<0.001). 이는 뇌정위 방사선 수술의 유용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입니다.
전이성 뇌종양 치료를 위한 뇌정위 방사선 수술의 합병증
앞서 언급한 내용으로 뇌정위 방사선 수술의 이상적인 점을 부각하였지만, 모든 치료가 그러하듯 뇌정위 방사선 수술도 치료에 따른 위험성이 내재하고 있음을 본 종설에서도 밝혔습니다. 방사선으로 인한 부종의 악화(3.8%) 및 종양 내 출혈의 위험(6.4%) [6], 방사선 괴사(11% in 24 months) [7] 등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선택해야 하는 치료임을 역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뇌정위 방사선 수술의 합병증 발생에 관한 연구들을 조금 더 찾아보았습니다.
뇌정위 방사선 수술 중 혹은 치료 직후 발생한 급성 종양 출혈에 대한 증례보고 및 문헌 리뷰를 시행한 Yomo와 Hayashi [8]에 따르면, 총 3명의 증례보고 환자 중 1명은 치료 후 2주 이내 사망했으며, 다른 환자는 출혈로 인한 심각한 장애가 남았습니다. 이 세 환자의 원발암은 유방암 1명, 신세포암 2명이었습니다. 이 합병증 발생률은 연구 데이터베이스를 검토한 결과, 환자 당 0.52%, 중재 당 0.33%, 병변 당 0.08%였습니다. 이 연구는 신세포암으로 인한 전이, 방사선 수술 전 혈액의 종양 주위 삼출물의 증거, 항응고제 혹은 항혈소판 요법은 종양 출혈과 관련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이렇듯 급성 종양 출혈은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합병증이지만, 임상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뇌정위 방사선 수술 시 꼭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뇌정위 방사선 수술 후 방사선 괴사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 Sayan 등[9]에 따르면 170명의 환자에서 뇌정위 방사선 수술로 치료한 323개의 뇌전이를 확인했는데, 13명의 환자(4%)가 23개(7%)의 병변을 치료한 후 증상이 있는 방사선 괴사를 경험했습니다. 뇌정위 방사선 수술 후 증상이 있는 방사선 괴사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은 8.3개월이었습니다. 단일 분획(single-fraction) 뇌정위 방사선 수술(P=0.0025, 당뇨병(P=0.019), 더 큰 부피의 종양일 경우 방사선 괴사의 위험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방사선 괴사의 치료를 위해 dexamethasone과 같은 스테로이드를 먼저 사용하고, 항응고제, 고압산소, bevacizumab을 쓰기도 합니다. 만약 환자가 스테로이드 같은 표준 치료에 심각한 부작용이 있거나 그 효과가 최소인 경우에는 레이저 간질 열 요법(laser-interstitial thermal therapy)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으나[10], 아직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습니다.
끝으로
신경외과 의사는 뇌정위 방사선 수술뿐만 아니라 진행성 암환자의 치료에서 신경학적 증상의 즉각적 완화를 수술로 제공할 수 있고, 병변의 조직병리학적 검체를 제공하고, 연수막 종양 전파와 관련된 수두증 환자에서는 뇌실 복강 단락술로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11]. 다학제 종양 치료의 시대의 필수인력인 신경외과 의사의 역할을 강조하고, 전이성 뇌종양 치료의 이해를 넓혀준 이 종설에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