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세 남자 환자가 건강검진을 위해 지역의원에서 시행한 대장내시경에서 회장 말단부에 종괴가 관찰되어 추가적 검사 및 치료를 위해 내원하였다. 내원 시 신체 검사에서는 정상이었다. 과거력에서 최근에 대변이 가늘어지는 배변 습관의 변화 이외의 특이한 점은 없었고 누나가 췌장암으로 사망한 가족력이 있었다. 외래에서 시행한 말초혈액검사에서 혈색소 14.1 g/dL, 백혈구 5,500/mm3, 혈소판 238,000/mm3을 보였고 생화학 검사에서 AST 32 IU/L, ALT 34 IU/L, 총 단백 7.6 g/dL, albumin 4.5 g/dL, BUN 10 mg/dL, creatinine 1.0 mg/dL의 소견을 보였으며 종양 표지자 검사 역시 CEA 3.9 ng/mL, CA 19-9 11.1 U/mL로 정상 수치를 보였다. 종괴의 위치, 성상 파악 및 조직검사를 위해 본원에서 다시 시행한 대장내시경 결과, 회장 말단부와 회맹판막 부위에 발적이 있었으나 지역의원에서 시행한 대장내시경에서 보였던 종괴는 관찰되지 않았다(Fig. 1). 이어서 시행한 복부전산화단층촬영에서 우상복부에 3 cm 크기의 저음영을 보이는 종괴가 관찰 되었고 이는 상행결장의 간만곡 부위에서 발생한 지방종으로 추정되었다(Fig. 2A). 또한 우하복부에 이중 내강(double lumen)을 보이는 표적 병변(target lesion)이 관찰 되었고 이는 회장-맹장 장중첩증으로 추정되었다(Fig. 2B). 이 밖에 장중첩증으로 인한 장 폐쇄나 복강 내 커져있는 림프절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간만곡 부위의 종괴 제거 및 장중첩증 교정을 위한 수술을 위해 외과로 입원을 하였고 복강경하 탐색술을 시행 받았다. 수술 소견에서 맹장부에 장중첩증이 확인되었고 방사선 소견을 근거로 회장 말단부 20 cm을 포함하여 간만곡부 결장까지 잘제하였다. 수술 조직의 육안 검사에서 회맹판에서 6 cm 떨어진 회장 말단부에 내강으로 돌출된 4 cm 크기의 타원형의 종괴가 관찰되었다(Fig. 3A). 종괴의 융기부 점막에는 부분적으로 결절이 보였고 종괴의 절단면은 엽상의 노란 지방조직과 얇은 섬유조직이 혼재되어 있었다(Fig. 3B). 현미경 조직검사에서 종괴는 균질의 투명한 세포질을 가진 지방세포로 구성되어 있는 지방종으로 진단되었고 이는 점막아래 위치하며 부분적으로 소장벽의 근육층을 침범하는 양상을 보였다(Fig. 4). 환자는 수술 후 8일째 합병증 없이 퇴원하였으며 현재 외래 추적 관찰 중이다.
지방종은 전체 소장과 대장 종양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의 0.7% 정도를 차지하며, 전체적인 빈도는 4.1%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2]. 호발하는 위치는 대장, 소장, 위, 식도 순서이고 소장에서는 선종, 평활근종에 이어 세번째의 빈도를 보이며, 주로 원위부 회장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3]. 주로 50∼60대에 호발하며 대개는 증상이 없으나, 소화관의 위치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4]. 소장의 지방종이 증상 발현을 하는 경우는 22.4∼46%로 보고되고 있으며 대부분 종양의 크기와 증상발현 여부가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름이 1 cm 이하인 경우는 대부분 무증상이며 4 cm 이상인 경우 75%에서 장중첩증, 장폐색, 출혈 등의 합병증에 의한 증상이 발생한다[5]. 지방종에 의한 장중첩증을 연구한 국내의 한 보고에서 종괴의 평균크기는 4.5 cm이었다[6]. 일반적인 점막하 지방종의 진단에는 내시경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중첩증과 같은 상황에서는 전산화단층촬영이 특징적인 저밀도의 지방조직을 잘 구분 할 수 있어 진단에 가장 정확하다[7]. 소장 및 대장의 지방종의 치료는 증상이 없고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경과 관찰만 하면 되나 악성 지방종을 배제하기 어렵거나 출혈, 장 폐색과 같은 합병증이 병발 시 절제술이 필요하다[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