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 여자 환자가 건강검진을 위해 지역의원에서 시행한 초음파 결과 좌측 난소에 6∼7 cm 크기의 낭성 병변이 발견되어 추가적인 검사 및 치료를 위해 내원하였다. 평소 불규칙적인 월경력과 다량의 질분비물을 보였고 유아기부터 변비증상이 있었다고 하며 산과력 및 복부 수술의 과거력은 없었다. 내원 시 호소하는 증상은 없었고 신체 검사에서 하복부에 만져지는 종괴나 압통은 없었으나, 골반 검사에서 질 내에서 소변이 배출되는 양상을 보여 요도-질 누공이 의심되었으며 직장수지 검사에서 직장의 후방으로 경계가 불규칙한 무통성 종괴가 촉지되었다. 말초혈액 검사에서 혈색소 12.5 g/dL, 백혈구 5,430/mm3, 혈소판 244,000/mm3, 생화학 검사에서 AST 19 IU/L, ALT 13 IU/L, 총단백 6.8 g/dL, albumin 4.1 g/dL, BUN 10 mg/dL, creatinine 0.7 mg/dL, 종양표지자 검사 CEA 2.9 ng/mL, CA 19-9 <0.6 U/mL, CA-125 14.9 U/mL로 정상 소견이었다. 정확한 낭종의 위치와 성상을 파악하기 위해 골반 초음파와 복부 및 골반 전산화단층촬영을 시행하였다. 골반 초음파에서 자궁과 우측 난소는 정상이었으나 좌측 난소에 7.3×6.2 cm 크기의 내부가 불균질한 낭성 종괴가 관찰되었다(Fig. 1). 전산화단층촬영에서는 좌측 난소에 5.2×5.8 cm 크기의 낭종과 함께 천골전방에 직장에 인접하여 석회화와 지방 및 연조직 구성물이 포함된 5.5⨯6.3 cm 크기의 종괴가 관찰되었으며 이는 직장후방 기형종(retrorectal teratoma) 또는 육종으로 추정되었다(Fig. 2). 환자는 입원하여 요도-질 누공을 확인하기 위해 진단적 방광경을 시행하였고 검사 결과 미세한 누공이 발견되었으나 정도가 심하지 않고 증상이 없어 경과관찰하기로 하였다. 이후 복부 종괴의 수술적 절제를 위해 개복술을 시행하였고, 수술 소견에서 좌측 난소에 6 cm 크기의 낭종이 관찰되어 낭종절제술을 시행하였다. 또한 복막반전(peritoneal reflexion) 하방으로 종괴가 촉지되어 직장 후방 박리를 시행하여 종괴를 노출시켰다. 종괴는 직장의 후벽에 인접하여 있었으며 천골에 단단히 유착되어 있어 이를 주변 조직과 박리하여 제거하였다. 종괴는 점액질과 괴사성 고형물질로 채워진 다방성(multiloculated) 낭종으로 조직검사에서 점액질과 머리카락이 포함된 성숙 낭성기형종(mature cystic teratoma)으로 진단되었다(Fig. 3). 환자는 수술 후 8일째 합병증 없이 퇴원하였으며 현재 외래 추적 관찰 중이다.
기형종은 외배엽, 중배엽, 내배엽의 세 배엽에서 기원한 여러 세포들로 구성되어 있는 생식세포종(germ cell tumor)으로[1] 분화도가 좋은 성숙 낭종의 양성 병변과 미성숙 고형종의 악성 병변으로 분류할 수 있다[1]. 대부분이 성숙낭성기형종이며 난소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2]. 이 외에 천미부(sacrococcygeal area), 그물망(omentum), 자궁, 나팔관, 횡경막, 간, 종격동 등에서의 발생이 보고되고 있으며 그 발생 빈도는 난소 기형종의 0.4% 정도로 낮게 보고되고 있다[1,3,4]. 이러한 난소 외 기형종의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몇몇 발생 기전이 제시되고 있다. 이 중 선천적 발생 기전은 다른 부위로 이동한 생식세포가 과잉난소(supernumerary ovary)로 발달한다는 것이고, 후천적 기전은 난소 기형종이 염전(torsion)이나 염증에 의해 자가절단(autoamputation)된 후 새로운 측부 순환(collateral circulation)에 의해 재이식(reimplantation)된다는 것이다[5]. 천골전방, 즉 직장후방에서 발생하는 기형종은 주로 유아에서 발견되며 성인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고 보고되고 있다[6]. 이러한 기형종은 그 크기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으며 직장 및 하부요로계의 국소압박과 관련된 증상들이 주로 나타나게 된다[7]. 이의 진단을 위한 영상의학검사에서 일반 X-ray 촬영술은 천골의 골결손을, 조영관장술은 넓어진 직장후방을 보여준다. 초음파에서는 내부에코를 보이는 단방성 또는 다방성의 낭종이 관찰될 수 있고, 전산화단층촬영술에서는 경계가 좋고 벽이 얇은 단방성 또는 다방성의 조영증강이 안되는 종괴가 주로 관찰된다. 또한 자기공명영상의 T1 강조영상에서 고신호강도를 보이는 종괴가 관찰된다[8]. 직장후방 기형종의 치료는 수술적 절제이며 전방 또는 후방으로 접근하여 수술할 수 있다. 기형종은 재발 및 악성변환을 할 수 있으므로 낭종의 상피벽을 완전 절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