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전세계적으로 비만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비만수술을 받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2011년 질병관리본부에서 시행한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만 19세 이상 인구의 비만 유병률은 31% 이상이며 2012년 보건복지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에서 신체질량지수 30 kg/m2 이상의 고도비만 환자는 4.2%로 보고되고 있다[1,2].
고도비만 환자에 대한 유일한 치료 방법은 수술이며 우리나라에서도 그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고도비만 환자에 대한 비만수술은 크게 섭취를 제한하는 제한술식과 흡수를 억제하는 흡수억제술식, 그리고 혼합형술식이 있다. 위소매절제술은 위밴드수술과 함께 대표적인 섭취 제한술식이지만 장내 호르몬의 변형과 장운동의 변화를 일으켜 당뇨병 등의 대사성 질환에도 결과가 최근 입증되어 2011년에는 세계적으로 25% 이상의 환자가 시행받는, 빈도상 2위를 차지하는 효과적인 수술 방식이다. 이 수술은 위의 대만곡 및 위바닥을 절제하여 소만곡의 튜브로 변형시켜 80~120 mL 정도의 용적을 갖게 된다. 비록 수술은 기술적으로 쉽고 술기가 간단하지만 누출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처치가 쉽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음식물의 제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적은 용적의 위 튜브가 남아야 하겠지만, 튜브의 직경이 작을수록 위 내 압력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누출의 위험성은 증가한다. 따라서 최고의 음식물 제한 효과와 최소의 합병증 사이에서 적절한 튜브의 크기를 정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위소매절제술의 적절한 수술 방법에 대한 논의는 계속 진행 중이다. 위소매절제술 후 0~8%에서 누출이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위-식도 접합 부위가 가장 흔한 누출 부위이다. 아직 누출의 단정적인 원인에 대한 합의는 없으나 위 내 압력의 상승 외에 혈액공급의 결여, 자동문합기의 문제, 위 각의 협착 등이 원인이 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누출이 발생하였을 때 대부분 환자에서 금식과 항생제, 경피 배액술 등의 보존적 치료로 해결이 되지만, 환자가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 효과가 없고 혈류역학적으로 불안정하며 패혈증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면 지체없이 수술적 배액술이 시행되어야 한다. 최근 여러 가지 치료적 내시경적 시술이 또 다른 방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저자들은 복강경 위소매절제술 후 발생한 접합 부위 누공을 fibrin tissue adhesive와 식도피막형 스텐트 삽입으로 치료한 증례를 경험하여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고도비만이 있는 30세 여자가 위소매절제술을 위해 입원했으며 신장 167 cm, 체중 112 kg, 신체질량지수가 40.2 kg/m2이었다. 3년 전 진단받은 2형 당뇨, 고혈압으로 치료 중이었으며, 내원 8개월 전 유방암을 진단 받고 우측 유방보존술 및 4차에 걸친 항암치료 후 방사선 치료를 받은 기왕력이 있었다. 수술 전 검사에서 수술 위험성을 높이는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환자의 면역력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수술을 진행하였다. 선형 자동문합기를 이용한 복강경 위소매절제술을 시행하였으며 수술 중 특이사항은 없었다. 수술 후 환자의 상태는 안정적이었으며 2일 후 Gastrografin (Berlimid S.A., Barcelona, Spain)을 이용한 상부위장관 조영술을 시행하여 누출 소견 보이지 않아 물과 미음부터 식이를 시작하였다. 수술 후 3일째 배액관은 제거하였으며 환자 상태 양호하여 퇴원 준비하였으나 수술 후 7일째 발열과 오심, 구토가 있었으며 배액관을 제거한 부위에 경미한 염증소견이 있었다. 혈압과 호흡수, 맥박수는 안정적이었고 복부진찰에서 배는 부드러웠고 압통, 반발통은 없었으며 장음도 정상적이었다. 가슴촬영상 폐렴이 의심되어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고 미음은 중단하였다. 그러나 이후로도 발열 지속되어 수술 후 13일째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시행하였으나 이전에 배액관이 삽입되었던 부위의 피부 결손 이외에 특이 소견 보이지 않았다. 수술 후 19일째에도 발열 지속되었고 빈호흡과 빈맥, 좌측 옆구리 통증 호소하여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을 재시행하였다. 좌상복부에 상당량의 농양이 발견되어 수술부위 누출을 의심하며 경피 배액관을 삽입하였다(Fig. 1A). 그러나 발열, 빈호흡과 빈맥 등의 소견이 호전되지 않고 배액량이 감소하지 않아 배액관 삽입 3일 후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을 다시 시행하여 복부 농양이 호전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Fig. 1B). 더 이상 보존적인 치료로는 환자가 패혈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수술적 치료를 결정하였다. 복강경 수술 소견 상 좌상복부에 많은 양의 농양이 있었으며 그 외에도 여러 부위에 농양이 발견되었다. 식염수 세척과 농양의 제거 후 누출이 강력히 의심되는 위-식도 접합부위를 면밀히 관찰하였으나 정확한 누출 부위를 발견할 수 없고 조직 염증반응이 심해서 여러 개의 배액관을 삽입하고 수술을 마쳤다. 재수술 후 환자의 상태는 안정적이었으나 배액관으로의 배액이 계속되어 치료내시경을 시도하기로 하였다. 상부위장관내시경에서 위-식도 접합부 직하방 위소매절제술 문합 부위의 누공 부위를 확인하였다(Fig. 2A). 스텐트 유치 시 감입 등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내시경을 이용하여 확인된 누공 부위에 fibrin tissue adhesive (Greenplast, Green Cross Co., Seoul, Korea)의 주사침을 사용하여 1 mL를 주입하였다. 이후 직경 18 mm, 길이 8 cm의 Niti-S 식도피막형 스텐트(Niti-S esophageal covered stent, full covered type; Tae Woong Medical, Gimpo, Korea)를 누공 부위에 삽입하였다(Fig. 2B). 내시경 치료 5일 후 경피 배액관을 통한 배액이 중지되었으며, 식도의 염증 과정 중 섬유화가 2주 차 때부터 진행하는 점을 감안하여 내시경 치료 14일 후 상부위장관조영술을 시행하여 누출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다(Fig. 3). 내시경 치료 14일째 식도피막형 스텐트를 제거한 후 내시경으로도 누공이 막힌 것을 확인하였다(Fig. 4). 환자는 이후로 특별한 합병증 없이 퇴원하였으며, 수술 7달 후 percentage of excess weight loss는 70%였고 현재 외래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복강경 위소매절제술 후 발생하는 누공을 치료하는 방법은 발전되어 왔다. 누공이 발생한 환자에서 패혈증의 징후가 있거나 생체징후가 불안정한 경우 수술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고 생체징후가 안정적인 경우 금식과 영양 공급, 양성자 펌프 억제제, 배액, 광범위 항생제 등의 보존적인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반복적으로 누공이 발생하거나 보존적 치료를 유지함에도 4주 이상 누공이 치료되지 않는다면 내시경을 이용하여 클립으로 결찰하거나 섬유소로 막거나 스텐트를 유치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3]. 장기간 스텐트 유치 시 스텐트 이동, 스텐트 유치 부위 점막의 손상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어 스텐트 유치로 누공을 치료할 경우 스텐트의 적합한 제거 시기는 6 내지 8주 후로 알려져 있다. 스텐트의 이동은 1/3의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재위치 시키거나 제거하여야 한다[4].
누공의 치료로 배액과 영양공급, 내시경적인 치료가 알려져 왔으나 회복되기까지의 시간을 예측할 수 없었다. Burgos 등[5]은 위소매절제술 후 누공 발생 시 체외로 배액관 삽입 후 식이 진행을 하면서 항생제 치료를 하는 보존적인 방법으로 누수 부위가 회복되는 데 평균 43일이 걸림을 보고하였으며, Casella 등[6]은 복강경 위소매절제술 후 발생한 접합부 누공에 2번에 걸쳐 스텐트를 삽입하여 평균 55일 간 스텐트 유치를 통해 치료한 예를 보여 주었다. Fuks 등[4]은 복강경적 위소매절제술로 치료한 135명의 비만환자에서 문합 부위 누공이 발생한 3명의 환자에서 수술적 치료 후 스텐트 삽입과 fibrin tissue adhesive 주입으로 치료하였으나 누공이 지속되었던 보고하였다.
본 증례는 복강경 위소매절제술 후 발생한 누공에 대해 보존적 치료를 시도하였으나 호전되지 않아 재수술을 시행하고 fibrin tissue adhesive와 식도피막형 스텐트를 동시에 이용하여 1회의 내시경 치료로 문합 부위 누출을 성공적으로 치료한 예로, 위소매절제술 후 발생한 누출의 치료 방침의 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며, 스텐트 유치 기간을 14일로 단축해서 장기간 스텐트 유치로 인한 문제점을 예방했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