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공짜저자, 무엇이 문제인가?

이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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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Editor-in-Chief, The Ewha Medical Journal
Corresponding author Ryung-Ah Lee, Division of Colorectal Diseases, Department of Surgery, Ewha Woman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1071 Anyangcheon-ro, Yangcheon-gu, Seoul 07985, Korea Tel: 82-2-2650-2861, Fax: 82-2-2644-7984, E-mail: ralee@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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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Apr 11, 2017; Accepted: Apr 14, 2017

Published Online: Apr 30, 2017


저자란 ‘글로 써서 책을 지어낸 사람, 또는 지은이’를 뜻하는 한자어이다. 일반적으로는 책을 쓴 사람 또는 글을 작성한 사람을 뜻하겠으나 학술논문에서의 저자란 여러 형태의 기여자를 종합적으로 표현하는 낱말이다. 의학학술지 편집인협의회에서 발간한 출판윤리 가이드라인[1]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논문에 들어가는 저자는 논문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실제적으로 기여한(substantial intellectual contributions) 사람을 뜻하며, (1) 연구의 개념과 설계에 참여, (2) 데이터 수집과 해석을 담당, (3) 발표초안 작성에 참여, (4) 발표 최종본을 승인하는 것을 기여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의는 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 [2]의 저자됨의 정의와 같은 맥락으로 논문의 작성과정에 참여한 사람만이 진정한 저자로 인정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논문의 저자는 작성된 논문을 본인의 연구 실적으로 평가받는 이득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논문이 뜻하는 연구결과의 타당성과 영향력에 대해 입증할 의무가 있으며 그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 그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것이 책임저자이다. 책임저자(또는 교신저자)는 원고의 투고, 심사, 출판과정에서 학술지 편집인과 의사소통이 가능하여야 하고 모든 과정을 이해하고 발행과정을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대부분의 의학학술지의 경우 논문이 발행된 이후에는 저작권이 학술지로 이관되므로 연구와 출판과정에서 적절하고 윤리적인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저자의 향후 연구능력을 인정받는 가장 근본적인 자격 조건이기도 하다.

출판된 논문은 연구실적으로 인정되어 연구자들의 평가의 기준이 되는데, 인용지수가 높은 국제학술지에 게재되는 것이 개인 뿐 아니라 대학이나 연구소의 연구실적을 평가받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면서 더 좋은 학술지에 더 많은 연구결과를 게재하는 것이 연구자들의 사명이 되어버렸다. 이에 따라 학술지들은 결과가 훌륭한 논문을 유치하고 더 많이 인용되도록 하여 높은 인용지수를 보장받아야 좋은 학술지로 인정받는다. 우수한 학술지에 연구자가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 연구실적과 밀접한 관련이 생기면서 저자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학의 역사를 보면 유명한 근대의 과학자들은 대개 본인의 주장을 단독으로 발표하였다. 그러나 지식의 범위가 확장됨에 따라 기술이 발달되고 분야가 융합되면서 연구의 완성에 필요한 전문인력의 숫자와 종류가 다양화됨에 따라 다수 저자가 참여하게 되면서 여러 명의 저자에 의한 공동 저작물의 출판은 일상화되었다. 도제제도가 특화되어 있는 의학분야의 학술지인 경우 본래 저자의 의미와 무관한 저자, 이른바 ‘공짜저자(gift author)’들이 포함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공짜저자란 저자의 자격이 불충분하나 연구자와의 친분에 의해 저자에 포함되는 경우를 뜻하고 그 중 초빙저자란 조직의 윗사람으로써 관례적으로 포함되는 경우를 뜻하는데 실제 연구에 참여한 사람이 아님에는 차이가 없다. 이런 관습적인 저자의 표기는 앞서 말한대로 출판윤리 위반 사항이라고 하기는 매우 어려우나 출판윤리 가이드라인에서 명기되어 있는 바와 같이 연구자의 부정직성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저자와 편집인 모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편집인으로서는 논문에 대한 저자 각각의 기여도를 평가할 수 없고 어떤 저자가 공짜저자인지 판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공짜저자를 출판에서 제외할 방법이 없다. 일례로 증례보고의 경우 매우 드문 임상상황을 경험한 경우 해당 주치의들과 논문작성자가 저자에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대개 5명 이내의 저자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심심치 않게 10명이 넘는 저자가 포함되어 투고되는 논문들이 있다. 이런 경우 공짜저자가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판단되면 주저자와 연락하여 실제 기여자를 구분해 줄 것을 요청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기록되는 저자의 수가 절반 이하로 감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저자됨의 범위와 기여의 기준에 대해 저자들 대부분이 잘못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저자됨의 인식으로 실제 저자의 권리와 이득을 보장해 주고 올바르게 평가받을 수 있는 학계의 인식의 변화가 절실하다.

REFERENCES

1.

Korean Association of Medical Journal Editors 2013 Good publication practice guidelines for medical journals [Internet]. 2nd edKorean Association of Medical Journal EditorsSeoulAvailable from: http://www.kamje.or.kr/intro.php?.body=publishing_ethicscited 2017 Apr 10

2.

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 2017 Defining the role of authors and contributors [Internet]. 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Available from: http://www.icmje.org/recommendations/browse/roles-and-responsibilities/defining-the-role-of-authors-and-contributors.htmlcited 2017 Apr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