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출판윤리를 알아봅시다 1부: 저자됨

이령아 http://orcid.org/0000-0003-1146-3839
Ryung-Ah Lee http://orcid.org/0000-0003-1146-3839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이화의대지 편집인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Editor-in-Chief, The Ewha Medical Journal Department of Surgery, Ewha Womans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Corresponding author Ryung-Ah Lee, Department of Surgery, Ewha Womans University Mokdong Hospital, 1071 Anyangcheon-ro, Yangcheon-gu, Seoul 07985, Korea Tel: 82-2-2650-2861, Fax: 82-2-2644-7984 , E-mail: ralee@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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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line: Apr 30, 2021


출판이란 서적이나 회화 따위를 인쇄하여 세상에 내놓는 행위[1]를 통칭하는 것으로 예전에는 책이나 논문형태의 인쇄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하였다면 지금은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매체를 통한 저작물을 아우르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시대적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역시 인터넷이겠다. 과거 인쇄물에 의해서만 저작물의 인지나 습득이 가능한 시대에는 물건이 전달되기까지의 시간적제약과 공간적 제약 등에 의해 불가피하게 저작물에 대한 정보가 제한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웹세상이 열리면서 모든 저작물은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거의 없는 상태로 배포된다. 이런 과정에서 정보를 접하는 독자의 수가 급증하게 되면서 출판물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 또한 재정립되었다. 예전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발견되었고 다시 그 과정에서 관습적으로 행해지던 연구출판윤리의 심각한 부정행위들이 이슈화되면서 기준을 정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이하 의편협)는 대한의학회 산하 단체로서 국내 의학학술지의 질적향상과 국제교류증진을 목표로 1997년 발족하였고 학술지 관련사업의 일환으로 2008년 출판윤리가이드라인[2]을 출판하게 되었다. 그후 두차례의 개정을 거쳐 2019년 3판이 발간되어 현재 의편협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정보로 오픈되어 있다[3].

3판의 경우 152쪽에 달하는 분량의 문서로 연구윤리와 출판윤리를 기본으로 다루면서 최근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윤리문제들을 정리하고 위반시의 조치의 방법등이 제시되고 있으나 역시 분량이 많다보니 연구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의학논문을 작성할 때에 염두에 두어야할 윤리적 논점들 중에서 가장 흔하게 질문받는 몇가지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번글에서는 저자됨을 정리하였으며 이는 위에 언급한 출판윤리가이드라인을 분할하여 이차출판하는 것이다.

1. 저자의 자격요건

1) 저자 자격에 대한 변화의 배경과 추세 저자의 자격 기준은 학술지나 단체마다 상이한 경우가 많다. Council of Science Editors (CSE)에서는 저자 를 “저작물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이에 책임을 지는 것에 동의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자신이 수행한 작업 에 대한 책임을 질 뿐 아니라 다른 공동 저자가 각각 자신의 한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참여 역할을 확실하 게 구분하며, 모든 저자가 최종 원고를 검토하고 승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이전부터 많은 학술지가 국제의학학술지협의회(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 ICMJE)의 권고 기준 을 따라왔다. 2008년 개정된 ICMJE의 기존 저자 자격 기준에서는 연구에 참여하거나 논문 작성에 기여한 경우, 그리고 논문 최종본에 승인한 경우를 포괄적으로 저자 자격으로 인정해 왔지만, 논문 부정과 관련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저자가 본인의 책임을 부인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ICMJE에서는 2013년 개정판을 발행하여, 이전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면서 논문의 진실성을 책임지는 데까지 저자의 자격 기준을 확장하였다.

2) ICMJE의 개정 저자 자격 기준 ICMJE에서는 저자의 자격 요건을 아래 열거하는 4가지 항목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로 정할 것을 권고하 고 있다. “(1) 연구의 구상이나 설계에 실질적인 기여, 또는 자료의 획득, 분석, 해석 (2) 연구 결과에 대한 논 문 작성 또는 중요한 학술적 부분에 대한 비평적 수정 (3) 출판되기 전 최종본에 대한 승인 (4) 연구의 정확 성 또는 진실성에 관련된 문제를 적절히 조사하고 해결할 것을 보증하며 연구의 모든 부분에 책임을 지는 것에 동의”가 그 요건이다.

2. 저자, 책임저자, 기여자

1) 책임저자

논문 투고 과정 동안 학술지와 교신하면서 학술지 투고 절차에 따라 저자들의 상세 정보를 제공하고, 연구윤리 심의나 임상시험 등록 및 이해관계 등과 관련한 제반 문서를 완비하는 데 일차적인 책임은 책임 저자에게 있다. 단, 이들 업무를 한두 명의 공저자와 분담할 수도 있다. 책임저자는 논문 투고와 심사 과정 에 걸친 전 과정에서 편집진과 적시에 교신할 수 있어야 하고, 출판 후에도 저작물에 대한 비평이 있을 경 우 이에 회신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작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학술지가 추가적인 자료나 정보를 요청 하면 이에 협조해야 한다. 최근에는 투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논문의 교신을 책임지고 있는 책임저자 이외 에 “guarantor”라고 하여 논문의 연구 진실성을 책임지고 보증하는 사람을 표시하기도 한다.

2) 기여자

ICMJE에서 요구하는 저자 자격 요건을 한 가지라도 충족하지 못하는 저자는 기여자(non-author contributor)로 간주한다. 연구비 획득, 연구 과정의 감독, 행정 지원, 원고 정리를 포함한 단순한 원고 교 정, 언어 교정, 최종 원고 교정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임상연구에서 저자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 한 경우 개별적으로 기여자로 기록하거나 임상 조사자(clinical investigators), 참여 조사자(participating investigators) 등으로 기록하며, 기여자를 기록할 경우 과학 자문(scientific advisors), 연구 계획의 정밀 검토(critically reviewed the study proposal), 자료 수집(collected data), 대상 환자의 치료 및 자료 제공(provided and cared for study patients) 등과 같이 그 역할을 상세하게 기술해야 한다. 또한 논문을 투고할 때 감사의 글 (acknowledgement)에 기여자로 기록된 모든 사람으로부터 기여자임을 확인하였다는 서면 승인을 받아 함께 제출하여야 한다.

3. 특별한 저자의 예

편집인 입장에서 만나게 되는 저자 자격과 관련한 문제는, 많은 공헌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저자에서 누락되었거나, 본인의 동의 없이 저자로 표기된 경우, 일단 저자가 되었는데 논문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 등이 있다. 부당한 저자됨의 유형은 아래와 같다.

1) 초청 저자, 선물 저자, 유령 저자

초청 저자는 심사 중 혹은 출판 후 논문의 평판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 논문에 상당한 기여가 없는데도 저 자로 표기하는 경우를 말한다. 선물 저자는 해당 분야의 대표나 원로를 그냥 저자로 기재하는 경우이고, 유령 저자는 저자 자격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저자 리스트에서 누락되는 경우로, 제약회사 후원 논문 등에 서 많이 관찰된다. 이러한 유형의 저자는 이전에 빈번하였으나 점점 줄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2) 사망 저자

공동 저자가 논문 작성과 투고 과정 중에 사망한 경우 가족이나 법정 대리인을 통해 동의서를 받아 제출 하고 이를 표기하여야 한다.

4. 저자 자격의 확보 방법

1) 저자 자격의 확인

학술지 편집인은 논문을 투고 받을 때 공동 저자로 표기된 모든 사람이 학술지가 요구하는 저자 자격 기 준을 충족한다는 것과 저자를 고의로 누락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논문의 완전성에 대해 책임진다는 것 을 확인하고, 저자별로 해당 논문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기재하여 서명날인한 서류를 함께 받아야 한다. 또한 저자 자격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은 기여자로 간주하며, 투고할 때 이들의 동의서도 받고 acknowledgement란에 기록한다.

2) 저자 확인서

학술지에 원고가 투고된 후 책임저자와 연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고와 관련한 사항을 제출된 원고에 표기된 모든 공동 저자들에게도 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저자 자격과 관련한 분쟁을 사 전에 방지할 수 있고, 저자 자격 관련 분쟁이 발생할 때 관련 저자와의 증빙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3) 공헌도의 표기

많은 학술지에서 저자의 역할을 표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저자의 역할은 크게 개념화(concept), 기획(design), 감독(supervision), 자원(resource), 재료(material), 자료 수집과 가공(data collection and/or processing), 분석(analysis/interpretation), 문헌 검색(literature search), 저술(writing), 검토(critical review) 등으로 나누기도 하고[2], 이보다 더 세분된 CRediT 시스템(https://casrai.org/credit/)을 사용하기도 한다.

5. 저자 수와 순서

1) 저자 수와 순서

분야에 따라 저자의 수와 관련한 사항이 다를 수 있다. 저자의 순서는 전적으로 저자에 의해 결정되며 편 집인은 관여하지 않는다. 대부분 논문 작성에서 기여도가 가장 많은 사람이 제1저자가 된다. 이공계열 논 문에서는 논문에 가장 기여도가 많은 사람을 제1저자로 하고 최종 저자는 대개 연장자인 경우가 많다. 인문계열의 경우 저자 수가 적어 1인 저자일 때가 많지만, 여러 명일 경우 알파벳 순으로 나열하기도 한다. 알파벳 순으로 나열되지 않았다면 저자의 순서가 기여도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논문 투고 후 저자의 순서를 바꾸려면 저자 모두의 동의를 구하고 서명한 증빙을 제출하여야 한다.

2) 그룹 저자

이공계의 경우 연구의 복잡성 때문에 통상 저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이다. 일부 대규모 연구 그룹의 경우 개별 저자와 함께 연구 그룹을 표기하거나 저자 표시 없이 연구 그룹만 저자로 기재하기도 한다. 연구 그룹을 적절히 표기하지 않으면 서지 상 인용에서 많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연구 결과의 진실성에 누가 책임을 지는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 그룹과 상관없이 개별 저자를 식별할 수 있도록 표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각 학술지는 저자가 연구 그룹으로 표기되는 경우라도 개별 저자를 인식할 수 있는 색인을 만들 어야 하며, 저자 수에 제한을 두어서는 안 된다. 연구 그룹으로 표기되는 경우 별도로 연구 그룹에 포함되는 저자에 링크를 걸어 인식하게 한다.

6. 저자 자격과 관련한 분쟁의 예방

논문의 저자는 연구를 준비하고 개념 정립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저자 자격에 대해 사전에 서로 논의하여 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연구 중이라 하더라도 저자 자격에 관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서로 논의해야 한다. 저자 자격과 관련한 분쟁은 서로 충분히 논의하지 못해 오해가 생겨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전에 저자 자격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 외에도 아래와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1) 임상시험 등록

임상시험의 등록은 연구의 투명성 증대를 위해 최근 필수화되고 있는 항목이다. 중재를 사용한 인간 대 상의 연구는 연구 시작 전 임상시험 등록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참여하는 사람들을 표시하게 되므로 사전에 저자 자격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

2) ORCID, CRediT의 활용

ORCID 등과 같이 저자나 저자 관련 학술활동을 연결한 저자 식별 데이터베이스를 논문이나 연구에 링크하면 저자의 학문적 성취도를 알 수 있어 신뢰성 제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각 저자의 역할을 CRediT과 같은 taxonomy 분류 체계를 이용하여 표기하면 저자의 역할을 명확하게 알 수 있어 논문의 투명 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저자는 저작물의 창조에 기여한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그 공헌도나 기여도에 따른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저자의 의무와 책임은 무겁다. 단지 연구실적물로서, 어떤 시험의 자격요건으로 저자가 되는것은 그 출판물을 만들어낸 저자와 해당학술지에 대한 윤리적 범죄라고 생각한다. 저자됨에 대한 이해를 기준으로 보다 투명한 연구와 출판환경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REFERENCES

1.

National Institute of Korean Language, Standard Korean Dictionary.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

2.

Korean association of medical journal editors 2008 Good publication practice guideline for medical journals. 1st edhttps://www.kamje.or.kr/board/view?b_name=bo_publication&bo_id=1&per_page=

3.

Korean association of medical journal editors 2019 Good publication practice guideline for medical journals. 3st edhttps://www.kamje.or.kr/board/view?b_name=bo_publication&bo_id=13&per_page=